구원

없었다

어쩌면 태초부터 없었다

그래서 쑤욱 빠져나간 느낌이라기 보다

적막과도 같음이다

몇번의 발악과 애절한 기도가 있었음에도

그랬었건만

철저한 외면이다


있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이

아주 민망하리 만큼

없었다

지금은 물론이고 이 후에도

없었다


남겨진 자의 슬픔은

종이를 뚫는다

뚫을 곳은 이 곳 뿐

막혀있음을 절실히 느낀자는

부재의 공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저

공포가 가셔지길 기다릴 뿐

기다릴 뿐

아무것도 바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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