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세계여행, 그 뒤에 뭐가 되냐구요?
"넌 맘만 먹으면 진짜 해내는구나.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인생 재밌게 사는 듯"
"용기가 대단한 것 같아. 즐기며 사는 청춘이네! 부럽다야."
"언니는 좋겠다.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고, 또 알아서 잘하잖아. 난 아직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ㅎㅎ) 이왕 사는 거 재밌게 살아야지. 부러우면 너도 해"
그동안 말 줄임표 "(...ㅎㅎ)"로 대체했어야 했던,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라서 여태 말할 타이밍을 놓쳤던,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합리화가 덜 됐고, 그래서 더 말 못 꺼냈고,
차마 여러분들의 환상을 깨고 싶지 않아 지켜주고 싶었던,
그런 이야기를 이제부터 해볼까 한다.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과연 내가 얼마나 솔직할 수 있을지,
나도 몰랐던 내 내면의 비열함, 비겁함, 간사하고 멍청했던 선택들을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고 민낯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을지,
다 쓰고 나서 이게 나의 이야기였노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써본다.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젊은 날의 패기 있던 도전이었노라고 이 이상 미화되기 전에.
용기 뒤에 감내해야만 했던 비참함이 있었다.
도전이 매 순간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