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과 터치만으로 모든 세상의 문이 열린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가지 않아도, 밟지 않아도, 경험하지 않아도, 대면하지 않아도 세상을 배울 수 있다고 여깁니다.
공부도, 우정도,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서나 전자기기 사용이 늘어나다 보니 컴퓨터나 패드, 스마트폰 등을 통한 학습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학습지를 풀더라도 과거와 같은 종이 사용은 거의 사라지고 있습니다. 전자기기가 종이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죠. 때문에 아이들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힘듭니다. 당장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없는 온라인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신이 ‘왕따(아싸=아웃사이더)’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합니다.
‘인싸(인사이더)’에 대한 열망이 큰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자신을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통로입니다. 우정도 서로 지지고 볶고 부대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계의 축적물이 아닙니다. 클릭과 터치로 ‘좋아요’를 눌러줘야 우정도 생기고 유지할 수 있습니다. ‘좋아요’를 눌러주고 ‘인싸’를 유지해야 우정도 싹틉니다. 그래서 ‘페친(페이스북 친구)’‘인친(인스타그램 친구)’등이 얼마나 많은지에 몰두합니다.
친구는 지천에 널렀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 모든 친구들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친구를 맺기 위해 필요한 것은 ‘터치’ 한 번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관계를 끊을 때도 필요한 것이 ‘터치’ 한 번이라는 것입니다. 우정(친구)의 맺고 끊음이 간결하고 단순합니다. 터치 한 번으로 친구가 되고, 터치 한 번으로 친구가 아닐 수 있는 관계가 사각의 프레임에서는 가능합니다.
이것은 사랑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손에 쥔 스마트폰 안에서 모든 관계를 해결하는 건 쉬운 일입니다. 감정소비나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굳이 껄끄러운 상대의 얼굴과 마음을 눈앞에서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마음 근육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탓에 아이들은 손쉬운 방법을 택하고픈 유혹을 이겨내기 어렵습니다. 관계 역시 생로병사를 겪고, 풍랑을 겪으면서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체득하기에는 경험치가 너무 짧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한 연결도 너무 많아서 관계의 부족함도 느끼지 못합니다.
흔히 요즘 ‘초연결(hyper-connected) 사회라고 합니다. 첨단 정보기술을 활용해 모든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면서 개인을 둘러싼 네트워크가 점점 더 촘촘해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당장 카카오톡이나 SNS에서 맺은 친구 목록을 봅시다. 아무 일 없이 만날 수 있는, 혹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불러낼 수 있는 관계는 얼마나 있을까요?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에 빠져들면서 클릭과 터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초연결은 어찌 보면 과잉 연결일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 유튜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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