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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Aug 23. 2022

'작고 미세하고 부드럽게'●나만의 움직임을 찾는다는 것

<마음이 힘들면 몸을 살짝 움직입니다>

그동안 내 몸이 어떻게 보일까,
어떻게 하면 완벽한 동작을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했지,
정작 내 감각이 나에게 어떻게 느껴지는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요가 레슨을 받으면서 이 경험을 환자들과 공유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고요히 관찰해가며 부드러운 움직임을 찾아나가는 시간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불편한 정서 때문에 힘들어하는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나는 S선생님과 함께 정서조절을 위한 소마움직임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오랜 시행착오 끝에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첫날, C씨가 눈물을 머금은 채 약간은 얼떨떨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한때 요가와 춤을 가르치는 강사였다. 누구보다 열심히 잘 살아왔지만, 공황발작이 생기면서 하던 일을 내려놓고 쉴 수밖에 없었다. 쉼 없이 움직이며 열심히 살아왔으면서도 정작 움직임 자신에게 어떻게 느껴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던 그녀가 자신의 움직임을 자기만의 감각으로 탐색하게 된 것은 분명 새로운 발견이었다. 




정말로 그랬다. 의자에 앉는 것, 걸어가는 것, 서 있는 것, 팔을 들어 올리는 것 등 일상에서 무심코 했던 수많은 움직임들이 마치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낯설고 흥미롭게 느껴졌다. 움직임을 대하는 몸과 마음의 태도도 어느새 달라져 있었다. 몇 번의 요가 레슨을 받고 나니, S선생님이 몸을 대하는 방식은 그냥 내가 알고 지내던 요가와 조금은 다른 것 같았다.


선생님의 요가 레슨은 단순히 요가뿐만 아니라 휄든 크라이스, 알렉산더 테크닉 등 소위 '소마틱스'라고 부르는 분야에 속하는 여러 가지 신체 기법들이 조화롭게 녹아들어가 있었다.


소마틱스란 1인칭 시점에서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것, 즉 몸 내부에서 느껴지는 내적인 감각 경험을 중요하게 다루는 몸 작업이다. 우리가 운동을 할 때,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 혹은 보기 좋은 근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은 소마틱스적인 태도로 몸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소마틱스는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몸이 아닌, 마음을 통해 자신의 감각으로 바라보는 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마틱스는 나만의 움직임을 찾아나가는 여정이다. 나만의 걷기, 나만의 앉기와 서기, 나만의 눕기, 나만의 수저질하기 등 일상 속에서 나만의 움직임을 만들어나간다. 그래서 몸을 움직일 때, 특정한 동작의 완성보다는 그 움직임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내 몸은 다른 누군가의 몸과 똑같지 않다. 그래서 내 몸의 감각으로 나만의 움직임을 찾아나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나에게 최적화된 움직임으로 살 때, 가장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 허휴정, <마음이 힘들면 몸을 살짝 움직입니다> 중에서 https://zrr.kr/T9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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