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축하하는 생일 파티에서도
저는 다이어트에 집착하고 있었어요.
세라의 생일날, 그녀의 남편은 깜짝 파티를 열어주었다. 세라를 아끼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모여 세라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그건 정말 최고였다. 하지만 곧이어 최악의 순간이 뒤따랐다. 풍선, 꽃, 선물, 샴페인 병 한가운데 정성들여 장식한 3단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세라는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초를 불어서 끄는데, 목이 울컥 메면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제가 빈 소원은 ‘이번 다이어트가 성공해서 올해는 제발 살을 빼게 해주세요’였어요. 그러다 저는 깨달았죠. 지난 20년 동안 똑같은 소원을 빌었다는 걸요. 마음이 부서지는 듯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그 다음으로 떠오른 생각은 ‘오늘 저녁, 케이크를 한 조각 먹는 순간, 이번 다이어트도 망했구나’였어요. 저를 위해 열린 이 멋진 파티에서도 저는 다이어트에 집착하고 있었어요. 다이어트를 중단해버리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세라는 잠시 생각해보더니 대답했다.
“이상하겠죠. 다이어트를 안 했던 적이 없으니까요. 새로운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는 사실 행복감마저 들어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가 봐요.”
여러 차례 상담을 진행하면서 다이어트에 관한 세라의 감정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거듭되는 다이어트에 실패했을 때의 분노, 분노 밑에 깔린 후회, 무력감, 초조함, 심지어 불쑥 치미는 격한 노여움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세라는 지난 20년 동안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라는 어느 날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다이어트를 할 때면 주변 사람들이 전부 미워져요. 저는 0.5킬로그램 줄여보겠다고 굶어야 하는데, 날씬한 회사 동료는 매일 치즈버거를 먹을 수 있잖아요. 그 여자가 얄미워요.”
한 달쯤 지난 뒤부터 세라는 상담에 오지 않았다. 몇 주 뒤, 세라에게서 전화가 왔다.
“마음챙김 식사(Eat.Q)를 시도해 보기로 했어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거든요. 상담 때 이야기했던 방법을 써보았어요. 메뉴를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죠. ‘지금 어떤 기분이 들지? 배가 고픈가? 만족스러운가? 이 애피타이저를 원하는 것은 내가 그걸 좋아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오늘 회사에서 고약한 하루를 보냈기 때문인가?’ ‘잠시 멈춤’ 버튼을 누른 다음, 제 기분을 살피고 주문을 했어요. 이제는 똑똑한 선택을 내리고 싶더군요.”
세라는 거의 매일 저녁 외식을 했는데도 2킬로그램이 빠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 후로 두 번 다시 상담실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먹는 행동에 대해 그녀가 새로운 선택을 시작한 것은 대단한 변화였다. 그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다이어트 모드를 벗어나 마음챙김 모드, 즉 먹는 순간의 내 감정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평생 다이어트 모드로 살아왔다면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이 혹시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버리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칼로리 계산, 의지력 발휘 등 다이어트의 복음 말씀과 같은 행동을 이제는 그만두라니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마크 트웨인이 남긴 다음 명언을 소개합니다.
무언가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몸이 자꾸만 그쪽으로 나아가
바로 그 행동을 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수잔 앨버스, <감정식사> https://c11.kr/8q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