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 부장님은 말을 험하게 해요. 말을 가릴 줄을 몰라요.
그렇다고 악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자기 딴에는 친근함을 표시하는 것 같은데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상처를 받거든요.
- 직장인 S
인간관계는 말로 시작되어 말로 꼬이고 말로 풀어집니다. 한 취업 포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을 상대로 가장 듣기 싫은 상사의 말이 무엇인지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벌써 퇴근해?’가 응답률 34.1%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밖에 토요일 또는 공휴일 전날 ‘내일 출근이다’ ‘일이 없나 봐’ ‘이것밖에 못 해’ ‘회의하자’ ‘휴가 취소됐다’등이 있었습니다. 상사의 말투를 묻는 질문에는 ‘권위적이다’라는 응답률이 49.3%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처럼 인간관계는 말이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삶도 말이 합쳐진 결과일 수 있습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고개 한 번 돌려보고 아무 말하지 않는 필살기로 사람을 죽이기도 합니다. 대화의 뜻은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기 위해 의미를 메시지로 주고받는 것입니다. 누구나 대화를 잘하고 싶어 하지만 의외로 대화를 부드럽게 잘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아이에게 엄마가 방을 치우라고 말할 때 “너는 누구를 닮아 이 모양이야! 왜 돼지우리같이 해놓고 사냐”고 쏘아댑니다. 하지만 엄마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깨끗하게 지내라. 청소를 잘하고 잘 정돈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일 것입니다. 그러나 엄마의 말에 담긴 메시지는 아이를 향한 비판과 비난입니다. 아마 아이는 ‘우리 엄마는 나만 보면 비난한다. 자기가 신경질 나니까 나만 잡는다.’는 식으로 해석하게 되고, 당연히 자기 방어에 나서거나 저항하거나 오히려 반격할 수도 있습니다. 엄마가 전달하고 싶은 진짜 의미는 통하지 않고 아이와 싸움이 나는 식으로 일은 엇나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화에서 자신의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요?
평화운동가이자 임상심리학자인 마샬 로젠버그 박사는 갈등 해소 대화법으로 ‘비폭력 대화’를 개발했습니다. 비폭력 대화는 기본적으로 판단, 평가, 진단, 분석보다는 느낌과 욕구를 중심으로 하는 과정의 언어를 사용하면 협력과 조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비폭력대화의 핵심은 말할 때, ‘판단’과 ‘사실’을 구분하고,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사실에 근하여 ‘느낌’과 ‘욕구’ ‘요청’을 말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직장 상사인 부장님한테 상처 받는 말을 듣고 있다는 직장인 S의 경우, 부장님한테 비폭력대화에서 강조하는 대화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해야 합니다.
“부장님, 부장님은 친근감의 표현이시겠지만 저는 부장님의 말씀에 마음이 속상합니다. (느낌) 부장님께서 좀 더 부드럽게 말해 주기를 바랍니다. (욕구) 그렇게 해 주실 수 있나요? (요청) ”
비폭력 대화를 처음 접하면 낯설 수 있지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캔자스의 한 대학교 연구팀이 가수의 가사를 분석하고 연구했습니다. 자신의 노래에 감정을 실어서 수천 번 이상 부르는 가수들은 가사 내용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가설 아래, 타계한 유명 가수 66명의 음원을 디지털로 분석해서 정서가 실린 단어들을 찾아내고 분류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긍정적인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더 장수했습니다. 특히 밝고 행복한 내용의 긍정적인 정서와 관련된 가사는 확실하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반면, 분노를 표현한 가사의 노래를 부른 가수의 수명은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평소 즐겨하는 말의 위력은 강력합니다.
직장인 스트레스 마음처방전
채정호, <퇴근 후 심리 카페> https://c11.kr/c1c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