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분위기의 거실 혹은 주방을 모티브로 한 카페들이 있습니다.
창문엔 깨끗한 커튼이 드리워져 있고, 창문에는 작은 화분이 햇살을 맞고 있습니다.
탁자에는 빛이 조금 바랜 식탁보가 단정하게 깔려있습니다.
벽에는 손 때 묻은 조리도구가 가지런히 걸려있고, 찬장에는 요란하지도 조잡하지도 않은, 차분한 톤의 잔과 접시가 간격을 지키며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티스푼과 포크의 촉감은 참으로 따뜻하고, 공간의 중심에는 난로가 놓여있습니다.
영국인 외할머니가 썼을 것 같은 주전자에서는 소곤소곤 소리를 내며 김이 올라옵니다.
어느 집에나 주방이 있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주방과는 많이 다르지 않나요?
주방과 살림에 특별한 관심과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만 가능한 주방일 껍니다.
실제 보통의 주방은 어떤가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리도구는 서랍 속에 구분 없이 들어가 있고, 잔과 그릇들 중 안 쓰는 것들은 아예 보이지 않게 찬장 안에 있을 겁니다.
조미료나 소금 같은 것들은 양념통에 옮기지 않고 봉지 째 쓰는 경우도 있겠죠?
주방의 톤과 상관없이 빨간 고무장갑이 걸쳐져 있을 꺼고요.
물병은 쓰이지 않고 어딘가에서 쉬고 있고 생수통 꺼내다가 따라 마실 겁니다.
가정의 주방이나 거실을 모티브로 만든 카페 역시 ‘비일상’입니다.
우리 집 주방엔 그렇게 예쁜 것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와 이런 집에 살고 싶다~’ 해도 막상 이렇게 정리하고 산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집에 온 것처럼 포근한 분위기라고 하지만, 그 앞에 ‘내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은 아닐 껍니다.
내 집을 저렇게 꾸미려면 얼마나 힘든데요.
‘빈티지’가 카페 인테리어에서 인기가 좋은 이유는 사실 집에서는 쉽게 그런 주방과 거실을 꾸미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빈티지에 쉽게 손대는 거 아닙니다.
카페 같지 않은 카페들 중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거나 일반인의 감각으로는 만들 수 없는 멋진 곳들이 많습니다.
사실 규모와 상관없이 많은 돈이 들어가긴 합니다.
뭔가 멋이 있긴 한데, 들인 돈에 비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카페답게 멋있는 카페들이 대체로 그렇습니다.
사례를 더 들면, 글의 끝맺음이 불가능할 것 같아서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제가 제안하는 카페 인테리어의 핵심은 ‘카페 같지 않은 카페’를 하라는 것입니다.
공간을 통해서 어떤 비일상을 선사해줄지를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예시로 말씀드린 것들에서 각자 영감을 받으시거나 참고가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가령, 목련꽃이 멋지게 피는 집, 옆 건물 2층에 가게를 얻는다.
이런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창업하는 내가 목련을 너무나 좋아하거나, 가슴 찡한 사연이 있으면 더 좋겠지요.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