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커피로스터스 인테리어 전격 공개 - 2

by 이미커피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아요.


이미커피로스터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들이 많이 하는 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희 매장이 있는 남구로역 주변은 서울이지만 변두리인 데다가 한국 사람들 만큼이나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분들이 많은 지역입니다.

오래전부터 이 지역에 정착해서 살고 계셔서 한자로 된 간판도 많고 중국음식점, 상점도 많아요.

오래된 상점들 사이에, 카페가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기존의 카페랑은 많이 다르거든요.

시각적인 것을 말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특징적인 것과 그 의미에 대해서 전달해 드릴까 합니다.
너무 궁금하시면 오세요 :)

저는 앞선 글에서 내내 카페에서 중요한 것은 ‘비일상’을 주는 것이다.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이미커피로스터스가 드리고 싶은 비일상은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서 거실에서 담소를 나누는 것’입니다.

친구 집 거실에서 탁자에 둘러앉아서 커피와 케이크 혹은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노는 일.

사실 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일상은 아닐 겁니다.

거실이 있어야 하고 큰 식탁도 있어야 하고 커피도 케이크도 아이스크림과 쿠키도 늘 있어야 하는데 꼭 그렇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일부러 카페에 가는데 저희는 그 거실을 온기와 정다움을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런 비일상을 위해서 저희는 공간에 주거의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일반적인 커피 바와는 달리 큰 테이블을 두고 둘러앉아있고 한 켠에서는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주고, 케이크를 준비해 줍니다.

커피를 내리는 공간과 서브를 받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손님들이 보는 벽면에는 아무런 장식이나 표시가 없습니다.
보통 카페에는 어느 곳이든 이곳에 대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 이름이든 로고든 그것을 사인이든, 네온이든, 배너든, 족자든 표기를 해 놓는데 어느 가정집도 집 벽면에 ‘홍길동의 집’이라고 표시해 놓지 않잖아요.

저도 정말 조그맣게 라도 벽에 이미커피로스터스 여덟 글자 아니면 ‘음’이라는 로고라도 하나 박고 싶은 것을 꾹 참았습니다.

이곳은 거실이니까요.

그리고 저희는 돈통이 없습니다.
저도 현금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곳은 친구 집이잖아요.

돈통은 없고, 카드리더기는 안 보이는 곳에 둡니다. 그래서 그런지 결제를 깜빡하시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친구야 결제는 하고 가야지)
주문하고 바로 계산을 하면 실수하지 않겠지만, 그러면 친구 집이 아니잖아요. (꼭 결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테이블은 높고 의자는 낮습니다.
보통 카페와는 많이 다릅니다.

요즘은 테이블이 굉장히 낮은 경우도 있긴 하죠.

물론 저희처럼 높은 테이블을 쓰는 경우가 있지만 의자까지 낮은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 높이 차이가 다소 어색한데, 시간이 지나면 릴랙스가 됩니다.

허리를 잘 세우고 바른 자세로 커피를 기다리시던 분들이 어느새 턱을 괴기도 하고, 아예 엎드리다시피 하기도 하세요.

몸도 이완시키지만 몸이 가려져 있을 때 느껴지는 심적인 편안함 때문인지 때때로 한 공간에 머무는 낯선 타인과도 대화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절친이 된 사람들도 있지요.




우리 집 주방이 이랬으면 좋겠어요.



매장에 오시는 손님들이 이런 칭찬을 해 주시곤 하거든요.


그런데 생각을 해 보면 아무리 잘 꾸며 놓는다고 해도 만약 업장용 제빙기나 냉장고가 있으면 그런 생각을 하셨을까요?
사실 카페에 특화된 제품을 쓰면 업무효율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러나 주거의 로망을 보여주고 싶은 공간이기에 이미커피로스터스에서는 테이블 냉장고 대신 가정에서 쓰는 타워형 냉장고를 씁니다.

제빙기도 기계실이 보이지 않는 제품을 씁니다.

이렇게 사용한다고 돈이 더 드는 건 아닙니다만 몸이 축납니다. 매우.

카페 업무는 생각보다 많은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한걸음이라도 동선을 줄이기 위해서 보통은 커피 머신 아래 냉장고를 두고, 근체에 제빙기를 두고 수납공간을 만들거든요.
저희는 비록 아주 작은 가게지만 커피 한잔, 케이크 한 접시를 위해서 여러 차례 움직여야 합니다.

접시와 잔, 기물 들을 바 위에 다 올려놓고 쓰면 편하지만 정해진 자리에 넣어두고, 만들 때마다 꺼내 쓰고, 바로 집어넣고 바로바로 정리하여 깨끗함을 유지하는 일이 굉장히 힘듭니다.

저희 매장에 오신 손님들은 조명을 많이 탐(?) 내시는데요.
공사를 하면서 구매한 것이 아니라 이미 1년 전에 구매해 두었던 것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조명은 아닙니다.

뭘 어떻게 할지 알 수는 없었기에 미리 사 두는 것이 좀 무모할 수는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설렘을 줄만한 멋진 조명이라는 생각에 구매를 했고, 지금 보니 비일상적 공간에 참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자리를 빌려 혜안을 가지고 조명을 사두신 이미커피로스터스의 경영지원본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잔과 접시도 좀 특별한 것들이 많습니다.
저와 제 아내가 좋아해서 모아두었던 빈티지들과 음료에 따라서, 샴페인 잔, 와인잔, 스피릿 잔 등등 다양하게 사용합니다.

같은 아이스커피라도 브루잉 커피와 아메리카노의 잔이 다르고 커피의 맛과 향, 때때로 단골손님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잔을 준비합니다.

특별한 취미가 있지 않은 한 접하기 어려운 잔들도 있고 사실 어떤 것은 가격 생각하면 내 드리기 무서운 잔도 있습니다.

각자의 재산과 우선순위에 따라서 집에서도 사용 가능하지만 누구나 쉽게 이런 주방을 꾸리기란 구매와 관리 다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런 잔들을 저희는 거의 다 안 보이게 넣어놔요.
꺼내놓고 펼쳐놓고 자랑하면 좋은데 그러면 좀 카페 같잖아요. 비밀스럽게 숨어있다가 짠하고 나타나는 재미도 있습니다.

인테리어가 너무 이쁘다, 뭐가 너무 멋있다 싶은 곳은 정말 차고 넘칩니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데 그것으로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저희 매장의 모든 것들 메뉴, 인테리어, 규모, 서비스 방식 모든 것들은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서 거실에서 담소를 나누는 비일상’을 위한 것에 맞춰져 있습니다.

글로 전달하는 것에 다소 한계가 있지만 꼭 한번 ‘그 친구 집에 놀러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죠?

나중에 꼭 한번 놀러들 오세요.

그런데 그 친구네가 사실 부자가 아닙니다.
인테리어에 쓸 돈이 그리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 얘길 좀 더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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