❶ 文, 청년희망적금→ ❷ 尹, 청년도약계좌→ ❸ 李, 청년미래적금
누가 이제 와서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나 싶지만, 바로 그게 나다.
시작할 때는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 탈락했지만, 최근 완화된 기준 덕에 가입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 하니 올해 말까지만 운영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적금을 붓기도 전에 뒷북이 된 셈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도 옷을 갈아입는다. 청년 목돈 마련 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청년희망적금, 윤석열 정부의 청년도약계좌, 그리고 다음 달 발표될 이재명 정부의 청년미래적금. 이름은 달라져도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설계가 아니라, 정책의 수명이 지나치게 짧다는 점이다.
성과가 검증된 제도도 정권이 바뀌면 사라졌다. 문 정부의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를 가입한 청년근로자는 평균 근속기간이 53.3개월로 평균 근속기간 대비 2배 이상 길었다. 이처럼 실효성이 높았지만, '전 정부 지우기'와 함께 종료됐다. 다행히 이번 정부에서 ‘시즌2’ 형태로 컴백할 예정이다.
윤 정부의 청년도약계좌는 애초 10년 1억 원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론 5년 5천만 원으로 축소됐다. 그럼에도 연 9% 금리라는 파격에 2년 만에 220만 명이 가입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중도 해지율 15.3%. 6명 중 1명이 끝까지 버티지 못했다. 가입자 절반 이상이 연봉 2400만 원 이하의 저소득 청년이었고, 매달 최대 70만 원을 납입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실업, 소득 감소, 긴급 자금 필요가 해지 사유 1·2위를 차지했다. 결국 정부 지원이 가장 절실한 청년들이 중도에 포기한 것이다. 목돈 마련 지원책이 정작 목돈이 급할 때 해지되는 아이러니. 애초에 5년을 버틸 여유가 있는 청년이라면, 정부 지원이 절실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 달 출시될 이재명 정부의 청년미래적금은 이런 실패를 의식한 듯하다. 1~3년 단기 구조와 25% 매칭 지원은 현실적인 접근이다. 중도 해지율이 던진 경고를 읽었고, 화려한 공약보다 실행 가능한 제도에 무게를 두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몇 년 뒤 또 다른 ‘새 이름’으로 교체된다면, 청년들의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다.
청년 정책의 본질은 간판 교체가 아니라 ‘지속성과 신뢰’다. 지금 청년이 바라는 건 '신상'이 아니라, 중도해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지 않을까. 청년 자산 형성을 위해 필요한 건 안정적인 소득과 저축 여력부터다. 갈아탈지, 버틸지, 오늘도 많은 청년이 계산기를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