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착수
빵부장이지만, 오늘은 먹지 못할 케이크에 대한 이야기다.
‘옐로우케이크’는 우라늄 광석을 정제한 노란색 분말이다. 미국 최대 우라늄 생산 기업의 이름이 ‘옐로우케이크’인 것도 그 상징성을 보여준다. 한국은 지금까지 러시아, 브라질, 중국, 호주에서 이를 수입해 원전 연료로 사용해 왔다.
그런데 제약이 있다. 1974년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국의 권한을 제한해 왔다. 2035년까지 미국 동의 없이는 저농축 우라늄조차 다루기 어렵다.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는 금지돼 있다. 반면 일본은 저농축 우라늄 생산과 재처리가 가능하다. 오래된 불균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무역 합의를 공식 이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음 차례는 한국이다. 한·미 협상과 함께 한미 원자력협정의 핵심 쟁점으로 자체 우라늄 농축시설 확보와 원자력발전 이후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문제가 걸려있다.
만약 한국이 재처리 권한을 확보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첫째, 곧 포화에 이르는 한빛·고리·월성·새울 원전의 임시저장시설 문제를 풀 수 있다. 지금 쌓여 있는 사용후 핵연료 1만 9천 톤이 새로운 자원이 된다. 둘째, 재처리를 통해 부피를 줄이고 다시 연료로 돌려쓸 수 있다. 폐기물이 자산으로 전환된다.
농축과 재처리는 핵심 주권의 문제다. 세계 5대 원전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권한이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국제정치의 민감한 경계선 위에 있다. 저농축은 에너지, 고농축은 무기가 된다. 그렇기에 협상은 언제나 복잡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가급적 일본과 비슷한 권한을 갖고자 한다”고 협상에 진전이 있는 듯한 인터뷰를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 2일 민주당 재선의원 모임에 강연자로 나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의미 있는 진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