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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Nov 01. 2021

11월

저물녘의 시간들


다시 등교주간이 시작되었다. 지난 한 주는 원격수업 주간(코로나 시기, 재택 중인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의 정식 명칭은 '온라인수업'이 아닌 '원격수업'이다)이었다.


이제 2주간의 등교를 마치면 아마도 마지막 원격수업 주간이 남아 있다. 그 주에는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이후 11월 22일부터는 전면등교가 예정되어 있다. 전면등교! 그렇다, 전면등교, 재학 중인 학생 전원이 매일 등교하는, 본래의 학교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 그런데 이 이야기를 쓰는 손이 왜 떨리는 걸까. 이유는 상상에 맡깁니다)


다음 주에는 3학년 2학기 기말고사가 예정되어 있고, 기말고사가 끝나면 학기말성적 및 고입내신성적 산출 작업이 진행된다. 그리고 고입 원서 작성 시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한다(!).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들을 겪게 되겠지. (이미 시작된 학교도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일반고(정확한 명칭은 교육감 선발 후기) 지원을 하지만, 특성화고나 자사고, 과학고 혹은 외고, 예고나 미고, 기타 특정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학교의 입시요강에 맞추어 별도로 원서를 작성하거나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담임들도 함께 챙겨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고, 서류 하나 놓칠새라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학생들 본인이 가는 학교이니 학생들이 알아서 챙길  같지만 대체로 현실은 그렇지가 ..  아니라  하리라 믿습니다 여러분?)


학생들은 기말고사와 막바지 수행평가 준비로 정신이 없..는 것 같은데 또 틈틈이 놀기도 하고 이 와중에 차츰 정신줄을 놓는 것인지 목소리가 쉬도록 복도에서 떼창을 하기도 한다. (얘들아?)


학기말 폭주하는 업무에 교사들도 병들고(환절기에 아픈 이들은 어찌 그리 많은 것인가. 물론 나도 포함. 오늘 퇴근길 병원에 들러 약을 지어 왔다) 아이들처럼 정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다들 버티고 있다.


그래도 창밖의 단풍은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 하늘은 또 어쩜 그리 새파랗게 어여쁘고.


지금은 이보다 더 예쁘게 물들었는데. 일주일 전쯤 찍은 학교 앞 아파트 단지 사진.



수업 가다가 문득 창밖 중정의 붉은 빛이 귀여워서.


어느덧 이 학교에서의 한 해도 이렇게 저물고 있구나.


다른 교무실에 갔다가, 가을 햇살이 아름다워서.


조금씩 자리잡아가는 학교 도서관. 펜던트 등을 켜 봤는데 낮이라 그런지 조명의 색감이 사진에서는 잘 살아나지 않지만.




그렇게 11월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11월 1일.


아직은 올해가 두 달이나(!) 남아 있다.

하루하루 아깝게, 귀하게,

살뜰하고 애틋하게 보내리라.


졸업까지 부디,

모두 건강하기를.

아프지 않기를.

몸도 마음도, 잘 지켜가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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