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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Jul 05. 2021

우리집 꼬물이

아들은 여섯 살


주말에 글을 쓰는 사이에 아들은 옆에서 아이패드 미니(그렇다 우리집엔 아침에 올린 그 아이패드 말고 아이패드가 또 있다 그러나 이 아이패드도 우리집 마지막 아이패드는 아니다 그 다른 아이패드도 음.. 여기까지)를 가지고 조물딱조물딱 놀고 있었더랜다. 한참을 그러고 놀다가 엄마한테 "엄마, 여기!" 하면서 딱 보여주는데.



어머나~ 너무 이뻐!! 엄마감탄 엄마감격 엄마눈하트눈.

여섯 살 꼬꼬마는 요새 표현이 양극단을 달리고 있는데 잔망스럽고 귀여울 땐 또 한없이 이렇다.

"엄마 미워 엄마 나빠 엄마 @!#$$^#^$-차마 쓸 수 없음" vs "엄마 난 엄마가 너무 좋아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엄마 너무 예뻐 엄마 (뽀뽀 백 번)"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 싶을 때가 있지만, 그래도 이런 때 반해 주는 것이 또 엄마 아닌가.


지금 자세히 보니 그림이 양쪽 대칭을 이루고 있다.  완벽주의자 여섯 살의 데코레이션이란(색칠놀이  때도  밖으로 삐져나가면 화내는 아이). 그냥  대충 해도 되는데 말이다.



요것은 얼마 전에 알파벳 익혀보자고 ABC 써놨는데 맨 마지막 두 줄 빈칸에 또 사랑고백 써놔서 엄마 심쿵. 딸은 늘 사랑한다는 말만 들려줬었는데, 엄마가 좋았다 미웠다 하는 너는 참. 어쩜 그리 자기 감정에 충실한 거니.

(그러고보니 어젯밤엔 "나빠"라는 두 글자가 담긴 쪽지를 주기도 했다.. 침대에서 놀다가 누나 얼굴을 발로 쳐서 침대 위에서는 장난 치지 말고 조심하라고 했더니 그 말 듣기 싫어서 나에게 보낸 쪽지. 엄마라는 말도 쓰기 싫었는지 귀찮았는지 단 두 글자만 쓰여 있었음. 아들 쫌)



마지막으로 꼬맹이가 그린 그림.

아들의 장래희망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스파이더맨 나머지 하나는 부자입니다...

힘 세고 돈 많은 사람이 되고픈 감정과 욕망에 충실한 6세랍니다.





*시험기간이라 모처럼 조퇴하고 잠시 한숨 돌려보네요. 방금 첫째 픽업하고 학원 보낸 후 곧 둘째 픽업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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