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북 매거진 『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 』
Jessie X 웨딩북
웨딩북 웨거진 에세이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무엇부터 준비해야할 지 모르는 예신들에게
옆집 언니이자 결혼 선배의 마음으로 이야기합니다.
웨거진 에세이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는 매 주 1회 업로드 됩니다.
식 전에 드레스, 메이크업을 하고 스튜디오 촬영을 하는 것을 ‘리허설’이라 부른다. 물론 이 것은 스튜디오 촬영이라는 말로 부르기도 하는데 너무 많은 용어들이 사실은 결혼에 대한 턱을 높이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제대로 접하지도 못한 용어들을 마주하며 어려운 단어들이 주는 위압감에 남들이 하는 것들을 따라 바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것들이 결혼에 대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었다.
무튼, 서울에서 리허설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업체 선정이 먼저 필요했다. 웨딩북 어플리케이션으로 몇 날 몇일을 둘러 본 후에야 가까스로 선택할 수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처럼 후기를 자세히 읽고 선택하기도 했지만 가격이나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많은 스튜디오들이 서울에 자리잡고 있지만 추운 겨울에 촬영하게 된 우리는 실내 촬영지가 예쁜 스튜디오를 중점으로 선택했다. 촬영을 앞두고 웨딩북 앱을 통해 정말 많은 스튜디오들의 포트폴리오를 봤지만 그 외에도 후기로 올라온 사진들이 선택에 큰 도움을 주었다. 물론 비슷비슷한 컨셉에 예쁜 모델을 써서 촬영 했기에 하나하나 안 예쁜 곳이 없었지만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인 결혼에 있어서는 같은 공간에서 촬영을 하는 사람들과의 분위기도 중요하기에 피드백에도 중점을 두고 업체를 선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튜디오 촬영을 하기 전에는 핀터레스트에 있는 여러 컨셉 이미지를 보며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스튜디오에서 미리 전달해준 컨셉북을 통해 촬영 흐름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우리가 선호하는 컨셉을 전달하여 준비해 간 화이트 수트 컷을 중간에 삽입해 찍을 수 있었다.
2주 후 사진 셀렉 일을 결정하고 스튜디오에 방문했을 때는 사진 셀렉에만 두 시간이 훌쩍 흘렀다. 얼굴 전체를 사용해 자주 웃는 나는 눈가 주름이 많아서 또 내가 알지 못한 거북목을 비롯해 6개가 되는 수정사항을 요구했는데 DJ는 아주 심플하게 턱선 수정만 요구하고선 일주일동안 나를 놀리며 즐거워했다.
단추, 원단의 생산지, 옷 깃, 뒷트임 등 세심하게 옷 전체를 위한 선택을 해 나가는 것은
기성복인 웨딩드레스보다 어쩌면 더 세련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DJ의 예복 집에서 화이트 수트를 대여해준다는 소식을 접하고선 함께 예복집을 방문했다. 그 곳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던 클래식한 정장 스토어를 생각하던 나의 편견을 깨버릴만큼 독특한 분위기였다. 물론 그 분위기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클래식한 마치 이 시대의 ‘월계수 양장점’과도 같은 것이었다.
사실 예복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 나였기에 DJ가 수집한 정보(주변의 추천+후기 및 혜택)를 토대로 방문하게 되었는데 오후 6시에 방문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디테일하게 원단의 종류나 만들어지는 과정, 착용감등을 설명해주셔서 어렵지 않게 예복을 결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리허설 촬영용 예복과 커플 화이트수트 대여를 위해 매장 2층에 있는 또 다른 비밀의 공간(?)을 방문했는데 그 곳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수트를 입어볼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서울에서 리허설 촬영을 하게 되면서 대구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드레스를 입을 기회가 생겼다. 웨딩북을 통해 미리 드레스 샵을 선택했기에 이 곳에서는 드레스 촬영이 가능했다. (그걸 모른 남자친구는 멍하게 바라보다가 대표님의 권유로 뒤늦게야 나머지 드레스를 촬영했다) 머메이드 형과 A라인 드레스를 각각 대여하고 실크 머메이드 위에는 다양한 볼레로로 분위기를 바꾸어보는 형태로 진행하기로 했다.
우유부단한 성격에 결정장애도 있어서 과한 친절이나 칭찬은 내 결정을 더욱 부담스럽게 하는데 이 곳에서는 편안한 분위기로 체형이나 피부색 등에 맞는 드레스를 알맞게 추천해주셔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드레스를 선택할 수 있었다. 특히나 당일에 들어온 신상 드레스를 아낌없이 내주신 팀장님 덕분에 새 웨딩드레스를 입는 영광도 누릴 수 있었다. 촬영 날을 예상하며 드레스를 선택하기 위해 머리를 가볍게 올리고 헤어 악세서리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문이 열릴 때마다 팔불출처럼 소리를 지르는(?) 남자친구 때문에 부끄럽기도 했지만 다들 이런 기분으로 공주놀이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웨딩북 커뮤니티만 봐도 공주놀이가 재미있었다는 후기가 종종 올라오곤 하니까 말이다) 뿐만 아니라 촬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촬영날 배정되는 이모님인데 드레스 샵에서 경험이 많은 이모님을 배정해 주셔서 촬영 내내 편안한 분위기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신부님만 생각하세요. 오늘은 신부님이 가장 예쁜 날이예요
남을 생각하느라 종종 손해보고 사는 성격조차 결혼식에서만큼은 주인공이 된다.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일,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크업은 이른 시간부터 진행된다. 촬영 몇 일 전, 메이크업 샵에 차량을 가지고 오는지, 촬영은 몇시부터인
지를 확인 후 메이크업에 걸리는 시간을 체크해주고 드레스샵 이모님과 만나면 드레스를 갈아입고 출발하게 되는 일정까지 모두 전화로 세심하게 알려주었다. 차가 없으면 택시로 이동해야하는데 궂은 날씨라면 애써 공들인 헤어를 망치게 되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차를 빌린 덕분에 짐 걱정없이 이동할 수 있었는데 이른 아침 방문한 메이크업 샵의 첫 손님은 우리 뿐이라 프라이빗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헤어가 먼저 진행되었는데 원하는 스타일의 방향이 크게 없어 그 곳에 준비된 스타일 북을 보고 진행할 수 있었다. 스타일 북에 나온 스타일이 나랑 맞지 않는 듯 해 중간에 방향을 바꿔 포니테일로 다시 머리를 갖추어 단장을 하고 나니 순식간에 메이크업 시간이 다가왔다. DJ가 “결혼식은 네가 원하는 느낌으로 진행되어야 해. 네가 주인공인 시간이니까”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나는 조금은 어설픈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메이크업은 원장님, 부원장님, 실장님 등 직급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대가 형성되는데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 나에게도 좋을 수 없으니 운이라는 것이 여기에도 적용되는지도 모르겠다. 메이크업은 특히나 아주 마음에 들었는데 평소에 주로 사용하는 쉐도우 색상이나 립 색상을 확인해주시고 짝짝이 눈도 어설프지 않게 만들어주셨다. 특히나 마지막에 뿌린 에어 브러쉬가 신의 한수였는데 7시간 촬영 후에도 메이크업이 무너지지 않아 놀라울 다름이었다. 비싸게 주고 한 화장이 아쉬워 저녁까지 살뜰히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화장이 빨리 지워지는 타입이라면 에어 브러쉬를 꼭 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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