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위에 타오르는 작은불씨
국민학교를 졸업한 이후, 생일은 언제나 조용히 흘러가는 날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생일을 축하하며 보낸 시간들은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정각을 기다려 첫 문자를 보내기 위해 초침을 세는 재미, 그 소소한 행복이 있었기에 가족과의 생일은 크게 아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4살의 해외 사업 시작과 함께, 생일은 점점 더 잊혀져 갔습니다. 우연히 생일날 업무상 만남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받는 축하가 전부였죠.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서로의 생일을 다시 소중히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음력과 양력 생일에 헷갈려하다, 결국 주민등록상의 생일로 정리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생일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첫 아이가 세 살이 되던 해, 저희 집에는 오랜만에 생일케이크 위에 촛불이 밝혀졌습니다. 제 생일이었지만 촛불은 딸아이가 자기가 불어서 끄고 싶어해
오랫만에 켜진 생일 케익의 촛불은 아이의 몫으로 넘어 갔습니다.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다시금 생일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은 후, 삶이 점차 회복되면서 생일 케이크와 촛불이 다시 우리 가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기 시작한 중학교 친구는 케이크 위에 촛불을 켜며 축하해주었고, 집에 돌아오니 와이프가 준비한 케이크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케이크 위의 끈을 당기자 소중한 용돈이 나왔습니다.
저희 부부에게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였지만, 그날만큼은 마음이 풍요로웠습니다. 받은 용돈은 다시 와이프에게 용돈으로 줬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응원해주는 것이 우리 가족이 이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입니다.
어쩌면 삶은 이 작은 촛불로부터 다시 타오르기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따뜻한 불빛을 여러분에게도 나누고 싶습니다. 따뜻한 하루 되세요.
가족과 친구의 이름으로, 제 삶 속에 다시 밝혀진 생일케이크의 촛불처럼, 여러분의 삶에도 빛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