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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 불씨 Apr 22. 2024

원하는거 먹어도 좋다고 했는데 왜 짜장면이 불편한가요?

내가 짜장면을 너무 좋아해

2006년, 중식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차이나 레스토랑이 우리 동네에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짜장면에서 벗어나, 여러 요리가 차례대로 나오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젊은 사업가로, 25살의 나이에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직원들은 대부분 40대 중반의 경험 많은 이들이었죠. 저는 사회생활을 별도로 해본 적 없이 사업을 시작했고, 눈치를 보는 타입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메뉴를 주문할 때 망설이는 이유를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드세요. 저는 짜장면이요." 제가 먼저 메뉴를 정하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직원들은 망설이다가 결국 짜장면이나 짬뽕 같은 기본 메뉴를 주문하더군요. 그들이 그 메뉴를 진정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의 시간에 직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때 한 직원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사장님, 차이나 레스토랑 가서 짜장면 사주실 거면 그냥 다른데 가요. 사장님이 짜장면이라고 하시면, 우리가 어떻게 다른 걸 시킬 수 있겠어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직원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짜장면을 주문하면서, 그들에게도 무의식적으로 선택의 폭을 좁혀놓았던 것입니다. 그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었음을 깨달았죠.


이 경험을 통해,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고르는 것 이상의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리더로서, 직원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는 마케팅이나 메뉴 구성에서도 이러한 심리적 접근을 고려하려 합니다.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제공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소통이자,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열쇠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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