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가 살아갈 세상이야
오늘 저녁, 와이프가 조용히 밥을 먹다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합니다.
"자기가 예전에 노인들 손잡고 걸어가고 다정한 모습 보이면 그렇게 멋있다고 했잖아. 그리고 저번에 인스타에 노인 부부들이 춤추고 뽀뽀하고 이런 거 올려놓은 거 너무 보기 좋던데 나도 그렇게 하고 싶어."
그 말을 듣고 문득 제가 청계천을 좋아해서 자주 가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옛날 우표도 모으고, 골동품도 찾아 헤맸으며, 그 옛날 물건들 속에 살아 숨 쉬는 이야기들을 듣는 것이 좋았습니다.
어느 날, 저는 길에서 토스트를 사 벤치에 앉아 먹고 있었는데, 지하도 계단에서 머리가 하얗고 나이가 많은 백인 부부가 손을 잡고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계단에서 남편이 아내의 손을 잡아 부축해 주며, 둘은 손을 잡고 슬로 모션처럼 걸어가는 모습이 제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 장면은 마치 흑백 영화의 한 컷처럼 저에게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와이프에게 자주 했고, 우리도 나이 들어 그렇게 손잡고 여행 다니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사랑을 많이 받아본 경험이 없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낯설고 어렵습니다.
그런 저를 와이프에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을 했지만, 사실은 그게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었어요.
제 딸과 와이프는 저에게 엄청난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 덕분에 코로나 위기도 이겨낼 수 있었고, 어려운 시기에 저를 도와준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원하는 게 있으면 이야기하세요. 상대방이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겁니다." 이 말을 저 자신에게도 적용해야 했어요.
와이프는 제 삶의 은인입니다. 그녀의 사랑과 표현은 제가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 줍니다.
이제 저도 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손잡고 걷고, 눈이 마주칠 때 가볍게 뽀뽀를 해주고, 예쁘다고 말하는 것.
이 작은 행동들이 우리의 관계를 더욱 깊고 행복하게 만듭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 말고 앞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랑의 가치를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로 좋아서 함께 행복하자고 결혼했으니, 함께 만나 살아가는 삶은 행복하게 그려나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