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거야

by 호용

네가 휩쓸려 떠난 이후로

초대한 적 없는 상실감이

유일하게 곁을 반겼다


내 세상의 빛은 소멸하고

안식처였던 멈춰버린 시간마저

은밀히 시야에서 벗어났다


끝까지 살아남아서

끝까지 기억하고 싶었는데

더는 너를 느낄 수 없었다


나는 쏟아내는 물줄기를 따라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내 몸속에는 갈망하던

네가 흘린 흔적으로 채워지고 있다


내 안에 파동이 잠들어가도

너와 함께 있어 시리지 않았다


네가 사라지도록

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




기억할 거야.png 사진출처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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