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by 호용

<마음 가는 대로>


무언가는 더디다. 머리보다 먼저 달려드는 본심, 이유를 찾지 못한 채 기울어지는 향방, 구실을 결정하기도 전에 가리키는 나침반. 계산하지 않아 망설이고, 설명하지 못해 고요하지만, 이러함이 제일 솔직한 움직임이다. 사회는 한결같이 두서를 묻고, 근거를 요구한다. 정해진 궤도와 확실한 명분 속에서 동요 없는 자세를 기앙한다. 그러나 정찰이 규칙에 굴복할 필요는 없다. 단정하지 않은 울림도, 불분명한 끌림도 충분히 유효할 수 있다. 무엇이 옳은지보다 무엇이 나를 인도하는지 살피는 일. 고스란히 나의 결이 각인되는 일. 새싹이 흙을 밀어 올리듯, 순류를 따라 헤엄치듯, 본래의 속도로 나아간다.


때로는 일체의 판단을 해방해, 부드러운 이끌림을 느껴보는 것.


실로 나답게 지켜내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_kelly sikk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