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인 고통>
피할 수 있으면 선택.
피할 수 없으면 운명.
미묘히 균형을 이루는 자리에 앞날이 놓인다.
더는
자신을 소모하지 않으려는 마음은
지나온 시간을 조용히 재배열하며
삶을 조율하는
가장 정밀한 도구가 된다.
상처는 인과의 결을 다시 읽게 하는 표식.
후회는 발밑의 흔들림을 드러내는 기류.
실패는 가능성의 경계를 살짝 밀어 올리는 압력.
실망은 마음의 지형을 새로이 그리게 하는 윤곽.
허탈은 중심을 가다듬는 마지막의 여백.
이 신호들이 겹겹이 쌓였다면,
또다시 어둠을 경유할 때
한층 맑아진 방향으로
서서히 열릴 것이다.
사진 출처_kelly sikk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