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틀니가 입속에서 움직이면
스물여덟 이빨은 고통의 캐스터네츠
직조된
윗니와 아랫니
음악은 살아있다
누대에 이어져온 저작의 노동으로
하나된 잇몸과 이빨은 말을 한다
달그락
살아있는 동안
씹고 또 씹어야지
음식을 거부하고 컵 속에 잠긴 시간
가만히 내려놓은 틀니를 바라볼 때
이제는
제 소명 다한 듯이
기포 피워 올린다
임영숙,「입 속의 캐스터네츠」- 전문
생활 속에서 시제를 찾아 울림 깊은 시를 써내는 일은 쉽지 않다.
소재가 평범하므로 더 울림 있게 써야 하므로 더 어려운 것이다. 이 시조는 그래서 더 오래 여운이 남는다.
이빨을 다 틀니로 바꾼 아버지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인이 드디어 시로 승화시켰으니 평범에서 예술로 승화시킨 시인의 눈과 감성에 찬사를 보낸다.
틀니를 캐스터네츠로 착안한 상상력은 참 기발하지 않은가?
그 착상을 3수까지 끌고 간 시적 구조도 탄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