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R Jul 15. 2023

미녀일까, 호랑이일까?

단편 <The Lady, or Tiger?>, 프랭크 스톡턴 저

https://instagram.com/naerorabooks


https://www.instagram.com/p/Curq0i4phQr/




곱씹을수록 재밌다. 작품 속에서 반복되는 공주(와 그의 혈통)를 설명하는 '야만적' 이라는 말의 프레임에 관해서 먼저 생각해 보고 싶다. 우선 논의에 앞서 <무엇이 야만인가> 라는 질문을 들어 보자면, 무엇이 야만인가, 또 무엇이 문명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Female 이 Woman 으로, Woman 이 Lady 로 지칭됨에 따라, 제국의 문화는 삶의 방식을 넘어 사고까지 결정짓는 규범을 만들어 왔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사적인 감정마저도 '무엇에, 어떻게' 반응해야 한다는 규범에 따라 통제당해 오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러한 문명의 규범에서 벗어난 '야만성' 은 예측 불가능함을 일컫는 또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외부자가 보는 공주의 '반쯤 야만적' 인 특성은 공주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당신의 규범적 기대치를 예상하고 수용하나, 사실 당신이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할 그 무언가가 내 안에 있다" 와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더불어 이야기의 구조상 선택 직전에 질투로 휩싸인 공주의 속내를 이야기하는 것도 마치 프레임과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어느 누군가의 시각에서 '(반쯤) 야만적' 인 사랑이었을지라도 공주는 자신의 방식대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그를 사랑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갖지 못할 사람을 향한 질투에 사로잡힌 공주가 당연히 그를 호랑이 밥으로 내던질 거라는 생각은 통념에 불과할 거라 생각한다. 자신의 손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을지언정, 공주는 그가 자신의 삶을 이어가게 할 거라 생각한다.




INSTAGRAM @hppvlt

https://www.instagram.com/hppvlt/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내던짐, 그 이중적 의미에 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