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R May 28. 2023

삶의 내던짐, 그 이중적 의미에 관하여

단편 <폭포(The Fall)>, 조지 손더스 저


모스는 자기 회의적 인간이다. 끊임없이 주변인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불안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이다. 커밍스는 공상에 사는 인간이다. 자신의 작품이 언젠가 자기 사후 유명해져서 작품을 쓴 자신 또한 덩달아 유명해질 날을 꿈꾼다. 그러나 그는 작품의 단편 조각도 쓰기는커녕 그저 공상에 살 뿐이다. 각자의 길을 걸어가며 서로를 등한시하던 두 인물은 어느 길목에서 두 소녀가 카누를 타고 가다 폭포에 빠져 죽을 위험에 처한 걸 목격한다. 커밍스는 현실 속에 살지 않는 인간답게 얼어붙은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지만, 모스는 그들을 위해 과감히 몸을 던진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난다. 대체 뭘 위한 이야기일까 생각해 봤다. 제목은 폭포The Fall 이지만 여러 중의적인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스라는 인물이 자신을 둘러싼 시선과 압박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뛰어듦을 감행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자기 의심과 회의로 가득 찬 사람이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는 사람임을 역설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그와 대조적으로 커밍스라는 인물을 통해 현실에 발 딛고 살지 않는 자의 무용함을 이야기하고자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INSTAGRAM @hppvlt

https://www.instagram.com/hppvlt/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는 삶의 끝자락에서야 사랑을 받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