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책을 읽을 때 우리가 보는 것들>, 피터 멘델선드 저
이 작품은 읽기 행위에 대한 메타적 작품으로 독서 활동과 관련된 저자의 생물학적, 사회·문화적 고찰이 담겨 있다. 번역본은 전자책이 없어서 그냥 킨들로 읽었다. 그림이 많아서 중고등학생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겠다 싶을 정도였고, <독서> 행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꼭 한 번쯤은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기에 추천.
독서 행위를 구분해 보자면, 독서 후•독서 중•독서 전 행위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읽은 것을 완전히 이해해 표현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독후 행위란 읽고 난 '잔상' 에 대한 행위나 다름없다. 잔상과 잔상의 <간극> 을 채우며 책에 대한 이해를 높여 나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 지점에서 다시금 책을 읽고 요약하고 에세이를 쓰고 다른 이들과 의견을 교류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깨달았다. 잔상의 파편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도 우리는 책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기에, 퍼즐을 맞추듯 다른 사람이 남긴 잔상의 파편이 필요하다.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반드시 예측하며 읽어야 한다. 그런데 이 예측이라는 행위는 현실의 경험과 무관하게 선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 읽기 행위는 <객관적> 일 수 있는가. 인간은 눈으로 읽은 것을 곧바로 "본다" 고 생각하나, 사실 보기 행위는 뇌라는 여과 체계를 거쳐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무언가를 떠올리며 그것을 둘러싼 맥락과 구조를 벗겨낸 채 진공 상태의 독립적인 무언가로 인식하는 것은 허상에 가깝다. 뇌는 생물학적 실체이면서도 사회적 구성물로, 개인이 살고 있는 문화적 구조를 재현해 내는 방식으로 읽은 텍스트를 여과하여 처리할 수밖에 없다. 결국 독서란 한 개인이 살아온 과거, 현재, 미래가 뒤엉키는 행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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