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R Nov 28. 2023

지워지지 않을 이야기가 스며든 그 길, 이태원

책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10·29 이태원참사 작가기록단 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159명의 이야기가 멈췄다. 그로부터 일 년, 우리는 여전히 답을 알지 못하고 있다. 왜 그들의 이야기가 멈추었는지, 왜 더 이상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는지, 왜 그들이 돌아오지 못했는지. 아직도, 여전히.


이 책은 참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당사자 및 희생자의 가족·연인·지인들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인터뷰집이다. 희생자들의 존재를 지우려고 애쓰는 이들에 잊히지 않고자 저항하는 목소리. 이는 곧 세월호 참사에서부터 이어지는 부재한 컨트롤 타워에 대한 이야기이며, 정부의 무능을 덮기 위해 희생자들을 향해 그 책임을 돌리는 비열함을 고발하는 이야기이다.


역사의 기록 속에 다수라는 이름의 권력이 지우고자 애쓰는 목소리와 기억들을 가시화하고자 하는 노력이며, 그 힘에 대항하여 잊히지 않을 하나의 사회적 기억으로 남기 위한 반성적 투쟁. 이제 우리는 "왜 그곳에 갔느냐" 는 말보다 <어째서 돌아오지 못했느냐> 는 이야기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는 지금, 여기에 현존했고 현존하는 '우리' 의 기억을 말한다.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을 이야기가 스며든 그 길, 이태원을 향한다.


그곳 이태원에

우리가 있었고, 우리가 있고,

우리가 있을 것임을 이야기하며.


창비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INSTAGRAM @hppvlt

https://instagram.com/hppvlt/

매거진의 이전글 벽을 넘어서고자 맞잡은 손을 기억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