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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 Dec 24. 2023

우리는 왜 검열이 아닌 표현의 자유로 맞서야 하는가

책 <혐오>, 네이딘 스트로슨 저


네이딘 스트로슨 변호사의 혐오HATE 는 '표현의 자유' 국가 미국에서의 혐오표현에 관한 논의와 혐오표현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만이 답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혐오표현금지를 법으로 제정하는 것이 오히려 해악이 될 수 있으며, 그보다는 혐오를 뒤덮는 더 많은 긍정의 목소리를 낼 것을 주장한다. 사실 이는 저자뿐만 아니라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나 마틴 루터 킹 주니어와 같은 인물들 또한 언급해 왔던 바로, 역사가 기억하는 것은 혐오에 대한 '억압' 이 아닌 편견과 혐오에 대항하여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높인 목소리요, 그들이 필요할 때 입을 다문 침묵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저자는 혐오표현금지법의 모호함과 광범위함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음을 지적한다. 실제로 혐오표현을 배설하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거나 꼭 필요한 순간의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난 혐오표현과 관련해서는 처벌을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법의 경계를 어디까지 그을 것인가에 대한 모호함에 대해 저자와 의견을 같이 하게 되었다. 네가 말하는 꼴은 보기 싫지만 네 말할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는 어느 유명 어구처럼 차라리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고 혐오를 덮고자 하는, 저자가 제안하는 '대항표현' 의 목소리를 더 키우는 게 맞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혐오자들의 목소리보다 내 사랑이 더 커, 내 사랑이 이겨" 라는 말이 생각나는 순간들이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의 혐오표현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쉽사리 단정 지어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아르테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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