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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 Dec 20. 2023

몸몸몸, 자본주의의 오래된 신화

크리티크M 2023년 7호


내 몸은 '내 몸' 인 게 맞을까? 이번 <크리티크M> 은 인간 신체를 둘러싼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짚는다. 더불어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오래된 '신화' 를 넘어서 실제 지금 현재의 내가 내 몸과 어떻게 교류하며 살아나갈 것인가를 여러 방면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 바디프로필을 비롯하여 '보이는 몸' 을 만들기 위한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이상적 몸으로 우리 몸에 투영하는 몸은 어디에서 비롯된 상일까? 인류 문화는 몸의 신화화와 함께 발달해 왔다. 특히 미술을 비롯한 시각문화는 여성의 몸을 집요하게 관음증적으로 관찰하며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논하고 정의하며 재현해 왔고, 자연스레 사회는 코르셋을 착용하고서라도 "아름다워져야 한다" 라는 당위를 생성해 왔다.


그런데 누구의 기준에서 아름다워져야 하는 것이고, 그 기준을 정하는 주체는 누구란 말인가? 그 주체는 몸을 대상화하고 관음 하는 주체가 아닌가. 신체 주인의 욕구가 아닌 시각 주체의 욕구에 따라 관음의 대상이 되기도, 단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몸.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역사는 오랜 기간 관음당한 대상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단죄하고자 하고, 관음 한 주체에 대한 처벌은 오랜 기간 부재해 왔다는 것이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더해서, 자본주의와 SNS의 발달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코르셋 감옥에 가두게 만든다는 점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SNS가 주는 자기 노출에 대한 강박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피트니스 및 필라테스 센터로 발을 향하게 만들지 않나. "자기만족이라는 내부 동기가 사실상 수많은 타인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만들어 낸 통제" 라는 통찰.


중반부 신체와 관련된 흥미로운 영화 리뷰들도 많다. 특히 올해 <더 웨일> 을 재밌게 봤었기에 영화의 원전이나 다름없는 고전 <모비 딕> 과의 교차 언급과 해석이 흥미로웠다.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은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르몽드코리아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INSTAGRAM @hppvlt

https://www.instagram.com/hppv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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