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 문보영 아이오와 일기>, 문보영 저
문보영 시인의 신간을 읽었다. 작가가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국제창작프로그램(IWP) 에 참여하며 기록한 단상들을 엮은 일기 형식의 산문집이다. 사실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의 SNS를 읽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런 삶도 있구나, 싶어서 흥미롭게 읽어 내려갔다.
책에서 다루어지는 화두는 엑소포닉exophonic, 즉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글을 쓰는 이들. 엑소포닉들이 모인 프로그램에서 한국어라는 단일 언어만을 구사하는 작가가 새로운 세상에 마음을 열고 자신 또한 엑소포닉으로의 길을 한 걸음 내딛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일기 속에는 다양한 엑소포닉들이 나온다. 그들은 자의로 혹은 타의로 모국을 떠나 타국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고, 한국에서 주류 한국인으로 한국어만을 구사하는 작가와 같은 경우도 있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이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기도 불협화음을 이루기도 하지만, 작품은 분명한 건 서로에 대한 마음을 여는 순간부터 상대에 대한 이해가 시작된다는 걸 짚는다.
사실 책만 읽고서 작가가 아이오와에서 겪은 경험과 그때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처음 아이오와에 발 디딜 때와 달리 점점 아이오와에 매료되어 "돌아가기 싫어" 를 이야기하는 작가의 변화를 통해 IWP 프로그램이 얼마나 매력적인 프로그램인지 가늠이 된다. 통통 튀는 문체로 일상을 다른 각도로 보는 글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유쾌하게 읽으시리라 생각된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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