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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목 Jul 13. 2018

페미니스트는 무엇인가요?

남성 혐오자인가? 프로불편러인가?

미투(metoo)가 어? 하다가 아...로 바뀌어 어느샌가 우리들의 이야기에서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늘 그래 왔듯 뭉치고 쌓여왔던 것들이 한꺼번에 와르르하고 무너져 세상에 화제를 만들었지만 언제 또 그랬냐는 듯 우리는 다른 화제에 눈길을 돌린다. 미투 또한 다르지 않으리라 예상했고, 예상은 어긋나지 않았다. 서검사와 김비서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용기는 우리들에게(세상 사람들) 충격과 성찰의 시간과 기회를 안겨줬다. 아무렇지 않게 내던졌던 우스갯소리가 누군가에겐 성희롱이 되고 모욕감이 된다는 사실, 그로 인해 받은 상처는 결국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나는(우리는) 과거의 나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남자고 여자를 안다고 이해한다고도 말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다. 우리가 살아온 역사는 가부장적인(남존여비) 역사였고 그 세월 속에서 남성은 여성들로 하여금 끊임없는 남존여비의 사상을 요구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 역사를 살아온 여성의 DNA에는 남성 앞에 약한 모습도 있겠지만 억압받아온 역사를 뒤집어버리고 싶은 자유의 욕망도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현시점에서의 미투 운동이 결코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의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연히 만난 친한 형 누나들과 저녁식사를 할 때였다.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오고 가다 친한 후배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그가 페미니스트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온 얘기는 "그 애"와 얘기할 때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우리의 대화에는 그 후배의 대한 나쁜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왜"페미니스트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조심해야 하는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마치 그와 우리는 다른 인간 이기라도 한 듯 말이다.


우리의 기준은 어떻게 만들어 질까? 그 기준을 알지 못하는 우리는 서로의 불편함을 넘어 남성 혐오자가 되고 여성 혐오자가 되고 만다. 용기를 내어 불합리를 말하는 순간 프로불편러가 되고 만다. 그렇다. 우리는 페미니즘을 배운 적이 없었고 그럴 기회를 얻지 못했었다. 내가 아는 페미니즘이란 "존중"이다. 서로를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우리는 합리적인 자유와 평화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쓰라린 길을 걸어야 한다. 발이 부르터 피가 나는 그 쓰린 길을 말이다.


발만 쓰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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