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과 그 무언가
'사계절을 함께 지내고 나면 우리는 인연인지 느낄 수 있다.'
이기적으로 시작된 모든 연애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싸운 횟수가 없다든지 내지는 1~2번 싸웠다는 커플의 말은 좋게 들리지 않는다. 누군가는 참고 있거나, 숱한 만남으로 알게 될 사실들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경험이 적어서, 정이 많아서, 경험이 많아도 새로운 상황에 불안하거나 등 그 이유는 나열하면 이유가 될 것이다.
그래서, 사계절을 중시하는 지인들이 많았다. 비유하자면 이랬다. 눈이 녹아 핀 벚꽃으로 설렜다가, 그 마음으로 더위를 참고, 낙엽 떨어지듯 참았던 마음이 슬그머니 고개 내밀다, 겨울엔 눈이 내려 조용해진다는 것이다. 겪어보지 않은 사랑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없어서, 뒤늦게야 생래적인 공감으로 느껴진다. 알았지만 표현하기도, 결정하기도 어려웠으리라.
'사계절을 지나고 나면.. 그다음은?'
인연이라 했던 순간은 무차별적으로 번복될 수 있다. 더 깊은 상처가 남았을 것이다. 어쩌면 회피했던 순간이 갑작스레 찾아와 또 다른 나와 마주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랑은 계속된다. 그렇지 않거나.
계속될 경우 여러 배움을 가졌을 터인데, 그 배움을 구성하는 가장 하단에 '담백한 경청'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담백한은 '욕심 없는'으로 가장 대체하기 적절하다. 다시 해석하면 '지배하려 하지 않는'을 뜻한다.
아주 적절히 싱거운 상태로, 내 상상으로 채웠던 그 사람을 없애고 나서 아주 담백하게 듣자. 어쩌면 상대방이 더욱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그 사람만의, 그 사람으로.
사계절이 지나면 서로를 어느 정도 알게 된다. 곧, 인연이라 생각이 든다. 그래도 생각지 못한 상황에 마음이 들썽거린다. 해사했던 얼굴이 일렁여 보인다. 우리는 이제 담백한 자세로 들어야 한다. 아직 서로를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