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관점과 경험을 수용하는 것, 이것이 조직 발전의 동력이다
프랑스 여행 첫째날, 파리 몽마르뜨 클리시 거리에 있는 물랭루즈('MoulinRouge’, 프랑스어로 '빨간 풍차'라는 뜻)를 방문하였다. 그곳은 성인용 캉캉춤으로도 많이 알려져있지만, 화가 앙리 드 툴르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 - Lautrec)가 물랭루즈 관련 풍경을 다수 그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툴르즈 로트렉은 성장이 매우 더뎠고, 사춘기때 잘못 넘어져 좌우 허벅지뼈가 부러진 뒤에 아예 키가 자라지않아 평생을 난쟁이로 살아야 했다. 이렇게 병약했던 주된 이유는 당시 유럽 귀족 명문가에서 흔히 볼 수있었던 근친혼의 영향(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촌간)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근친혼은 유럽 왕실이나 귀족들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왕실에서도 많이 발견되는데 이로 인해 세계 워너증후군의 80.5%가 일본인이 차지하고 있다고도 한다. 그럼 왜 이렇게 왕실이나 상류층에 근친혼이 많았을까?
학자들에 따르면 친족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잘 알고 있으며, 그들만의 순수 혈통을 고집하는 것에 기인한다고 한다. 소위 '그들만의 리그(심리학에서는 이를 Ingroup 현상이라 부름)'를 중요시했다는 이야기다.
조직내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 자기가 잘 알고있는 자신만의 경험을 중심으로 진행한다거나, 자기와 코드가 맞는 사람들 중심으로 조직의 순수혈통(소위 줄 세우기)만을 중시할 때 우리는 조직내에서도 근친혼의 폐해를 목격하게 된다.
경영진 및 일부 고직급자만 정보를 공유하는 밀실 행정자들, 다른 직원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자기 의견만을 내세우는 일방향 소통의 리더들, 형식상 회의를 개최하고 자기 맘대로 결정하는 독재형 의사결정자들, 끼리끼리 모여 뒷담화만 일삼는 팔로워들...이들 역시 조직내 근친혼을 일삼는 부류들이다.
생각해보라! 고대 지중해 동안에 존재했던 페니키아나 현재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 등은 동서양의 많은 문물, 인적교류가 빈번했던 곳이었다. 이 도시들은 자신만의 것들을 고집하기보다는 타지의 문화를 적극 받아들이고 좋은 것은 수용했는데, 이것이 결국 상승효과를 일으켜 번영을 구가하였던 도시들이다.
즉, 근친혼적 외곬수 발전보다는 여러 다른 유전자를 수용하고 섞어놨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있는 능력이 생겼고 이것이 경제 문화적 발전의 동력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같은 이데올로기, 같은 성격, 같은 동향이나 동문 등 '동질성'에 끌리는 경향이 많다. 상담심리학에서는 라포(Rapport, 깊은 신뢰관계) 형성을 할 때 이러한 '동질성'을 활용하라고도 한다. 그러나 실제 조직은 본질적으로 나하고 다른 이데올로기, 다른 성격,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
그들과 기존의 동질성으로 근친혼을 하려 하지말자. 그들이 갖고있는 관점과 배경을 존중하자. 그러다보면 우리는 툴루즈 로트렉처럼 난쟁이가 되지않고, 지중해에서 번영하였던 페니키아나 베네치아처럼 되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