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한 팀은 조용한 팀이다.
어느 조직이든,
의지가 꺾인 팀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징후가 있습니다.
바로 소통과 피드백이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처음에는 언뜻 평화로워 보입니다.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고, 날 선 비판도 오가지 않습니다.
회의는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끝나고, 표면적인 갈등도 보이지 않죠.
함께 웃는 소리는 줄어들고,
대화할 때 눈을 맞추는 시간도 짧아집니다.
며칠 전 만난 어느 팀장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 우리팀이 소통이 거의 없어요.”
팀원들끼리도 그러냐고 묻자, 그는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괜히 서로 불편해질까 봐 아예 입을 닫아버렸다는 겁니다.
그 팀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사람이 빠져나간 자리에 업무는 늘어났고,
남은 이들은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건넬 에너지조차 고갈된 상태였죠.
혹시라도 말을 꺼냈다가 오해가 생길까 봐, 혹은 나에게 더 큰 짐이 돌아올까 봐,
모두가 침묵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와중에도 결정해야 할 일들은 계속 쏟아진다는 점입니다.
결국 팀장이 혼자 판단하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 책임지는 구조가 고착화되었습니다.
그러자 변화는 회의실 밖에서 먼저 나타났습니다.
조용히, 불신의 싹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왜 항상 저렇게만 결정하지?”
“우리는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건가?”
회의실 안의 적막은 결코 동의의 표시가 아니었습니다.
HRBP로서 이런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저는 세 가지 지점을 뼈아프게 확인하곤 합니다.
첫째, 피드백의 실종은 ‘심리적 안전감’이 무너졌다는 신호입니다.
피드백은 용기가 있어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충분한 에너지와 “이 말을 해도 내 위치가 위태롭지 않다”는
안전감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행동입니다.
팀원들이 침묵을 선택했다면, 그건 조직이 성숙해진 게 아니라
회피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둘째, 소통 없는 결정은 결국 ‘독단’으로 보입니다.
팀장은 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결정을 내립니다.
하지만 맥락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결정은 쉽게 오해를 삽니다.
팀장의 의도가 아무리 선해도, 피드백 통로가 막힌 조직에서
리더의 결단은 독선으로 해석되기 쉽습니다.
셋째,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팀을 만날 때 무작정 “피드백을 늘리자”거나
“말하기 기법을 배우자”고 제안하지 않습니다.
대신 리더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지금 우리 팀원들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을까요?”
사실 저도 예전에 피드백을 피했고 들을 준비도 안 된 채
기분부터 상하던 팀원이었습니다. 하지만 피드백을 피할수록
제 성장도 함께 멈춘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팀의 리더이든, 구성원이든
요즘 우리 팀의 대화를 한 번 가만히 들여다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이런 말들이 사라지지는 않았나요?
“그건 제 생각과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이 방향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제 아이디어는 이렇습니다.”
지금 우리 팀에 필요한 건
“다시 말해도 괜찮다”는 믿음직한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