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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Oct 14. 2019

직원이 원하는 리더

직원 입장에서 생각해본 바람직한 리더.

경영을 한다는 것은 미지의 길을 가는 것이다. 누군가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라는 말에 열광하는 이유도 미지에 대한 두려움에 희망을 걸 무언가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남들의 성공 사례는 그저 참고사항일 뿐 우리 회사에 적용해봐야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직원들만 힘들게 하는 경우도 많다.

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체계를 갖추면서 직원의 숫자도 늘어나게 되면 경영은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지게 된다. 익히 알고 있듯이 각자 다른 생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가 회사의 일에 결부가 되기 때문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CEO도 한때는 누군가의 직원으로 생활했을 것이기 때문에 그때를 생각해 보면 이해되지 않는 리더와 동료들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직원의 입장에서 찾는 리더의 모습을 정리해 보겠다.     


1. 지시한 일은 꼭 기억하고 확인하는 리더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의 말 한마디에 힘이 나기도 하지만 의욕이 똑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주간업무회의를 마치면 무언의 정해진 순서에 의해 CEO가 마무리 멘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뭘 더 검토하라든지, 다시 보고하라든지, 경우에 따라서는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지시가 떨어지기도 한다. 경영환경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이런 것은 당연하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정말 힘 빠지게 하는 것은 지시한 일에 대해 확인을 하지 않는 경우이다. 나름 없는 시간을 쪼개서 정보를 고 시장조사를 해서 요구한 자료를 준비했는데 지시한 사람이 그런 지시를 했던 사실 조차 잊고 있거나 며칠이 지나도 들춰본 흔적조차 없는 자신의 보고서에 기운이 빠지는 경험은 직장생활에서 한두 번은 겪는 일일 것이다. 만약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면 직원들은 리더의 지시에 대해 해야 할 일인지 안 해도 되는 일인지를 자체 판단하게 된다. 자칫 정말 중요한 일이 방치되어 사업의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할 것이다. 리더가 지시한 일을 확인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긴장감을 주고 우선순위에 다라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는 일머리를 만들어 줄 수 있다.

      

2. Ctrl + C, Ctrl + V는 하지 않는 리더

회식자리에서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했던 말을 무한 반복하는 것이다. 그나마 동료 사이라면 면박이라도 줄 수 있지만 상대가 직장 상사라면 정말 난감해진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회식을 한다고 하면 상사 옆에 앉을 사람을 제비뽑기 하는 조직도 있다고 한다. 술자리에서는 술기운에 참아본다 하지만 회의 석상에서 이런 행태를 보이는 상사가 있다면 어떨까? 필자 스스로도 간혹 이런 행동을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그런 상황을 돌아보면 대부분 나 스스로 정리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명강의를 하는 교수와 이제 막 강단에 선 교수의 차이는 얼마나 쉽고 간단하게 말하는가의 차이라고 한다. 잘 모를수록 어려운 단어를 동원하고 말이 많아지는 것은 자신의 무지를 포장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잔소리하는 리더로 에 비치지 않는다.    

 

3. 밖으로 열린 귀가 아니라 안으로 열린 귀를 가진 리더

예전에 모시던 CEO는 누군가를 만나고 올 때면 생각지도 못한 제안 아닌 제안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지시의 탈을 쓴 제안). 그러면서도 직원들의 제안에는 귓구멍을 틀어막고 전혀 듣지 않는 리더였다. 이 일을 하면서 다양한 회사의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세상에 널린 리더가 바로 ‘밖으로 귀를 열고 안으로는 입을 여는 리더’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경청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는다. 리더도 이것을 모르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강조한다. 문제는 그렇게 말하는 자신의 귀는 여전히 닫혀 있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리더를 따르게 하려면 귀를 안으로 열어야 한다. 회사의 문제점은 직원들이 제일 정확하게 알고 있고 해결방법도 그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4. 직원의 시간을 아껴주는 리더

업무지시를 하거나 회의를 마치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몰라 따로 사장님의 의중을 파악하는 회의를 한다는 어느 회사를 본 적이 있다. 잘 모르면 물어보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돌아온 대답이 “물어보면 정확하게 핵심만 빼고 이야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더 헷갈린다.”는 것이다.  회사의 여러 팀들을 보면 어떤 팀은 여유롭게 업무를 하는데도 요청하는 자료의 질이 높고 기대한 시간보다 빨리 처리하는가 하면 어떤 팀은 뭔가를 요청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시끌벅적하게 일을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내놓는 팀이 있다. 이것은 직원들이 일을 못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리더가 일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리더가 요구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수명자가 자신이 이해한 것을 말해보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그것에는 일의 목적, 결과물의 수준과 범위, 납기에 대한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 말은 역으로 리더가 그 정도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이 돈들이지 않고 직원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다.

  

5. 직원의 기를 살려주는 리더

예전에 직장인 밴드에서 활동한 적이 있었다. 밴드는 다룰 수 있는 악기 아무리 많아도 무대에서는 자신의 악기 하나밖에는 다룰 수 없다. 모든 악기를 다루고 노래도 잘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팀원에 대해 질책하고 기를 죽인다면 제대로 된 무대를 만들어 낼 수 없듯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리더도 모든 일을 혼자서 해낼 수는 없다. “예전에 다 해봤던 건데. 이걸 아이디어라고 들고 온 거야? 좀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없나?”, “지금 이걸 보고서라고 만들어 온건가? 이 정도는 유치원생도 하겠다. 월급 값을 좀 하라구!” 아무리 직원이 해온 일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감정을 표출한다면 직원의 사기는 바닥을 칠 것이다. “예전에 해봤던 건데 그때는 이런 문제점들이 있었으니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겁니다.”라든지 “이 보고서는 이런 점들이 부족한데 내가 일을 제대로 지시하지 못했나 보네요. 서로 좀 더 노력해 봅시다.”라고 한다면 미안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리더도 처음부터 일을 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6. 조직을 생각하는 리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필자가 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잘해서, 부모님이 학교에 관심과 지원이 많아서 등등 이유야 어떻든 유독 선생님의 사랑을 받는 친구가 한 명쯤은 있었으며 이런 친구는 늘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회사에도 리더의 관심과 애정을 받는 직원은 반드시 있다. 그러나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성과가 좋다고 해도 드러내 놓고 편애한다면 조직을 운영하는데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 중소기업에 실적도 좋고 인간관계도 좋은 누가 봐도 우수직원인 차장이 있었다. 일반 직원이 봐도 그런데 CEO 입장에서 얼마나 예뻤겠는가? 그런데 인사 시즌도 아닌 때에 느닷없이 진급을 시키고 연봉을 인상시켜주는 파격인사가 일어났다. CEO는 나름의 이유를 설명했지만 직원들은 반응은 냉담했다. “그 일을 혼자 했어?”, “나도 그 일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는데 왜 재만 진급에 연봉 인상이야?” 등등

아무리 성과가 두드러지고 기여한 바가 크더라도 다른 직원들이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면 그것이 일반적 기준에서 공정하다고 해도 우리 조직에 미칠 영향은 없는지 좀 더 생각해 봐야 한다.     


7. 상사를 팔지 않는 리더

“다 모여보세요. 난 정말 이러기 싫은데 대표님 지시니깐 어쩔 수 없네요.” 하면서 말하는 팀장을 본 적이 있다. 아마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윗 리더를 핑계로 내세우며 업무지시를 하는 리더를 경험했거나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사고를 가진 리더는 일이 잘못되면 윗 리더 탓을 한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CEO라면 우리 회사의 팀장들이 당신을 팔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팀장이라면 윗사람을 핑계로 내세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부하직원들도 당신을 팔고 다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업무의 질은 물론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조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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