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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진 Jan 30. 2022

보너스 지급? 오히려 전체 생산성을 떨어드릴 수도 있다

Case Study - 이스라엘 인텔 반도체공장 직원 동기부여 실험/연구


# HR은 어떻게 직원을 동기부여 할 수 있을까?

# 가장 최고의 보상은 뭐니뭐니해도 머니(Money)일까?

# 돈, 칭찬, 피자교환권 중 무엇이 동기부여에 더 효과적일까?

# 추가적인 보상이 오히려 부정적일 수도 있다

# 개인/일시적 동기부여와 전체/장기적 동기부여는 다를 수 있다.

# 데이터로 들여다보면 다를 수 있다.

# 산학협력, 이런식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핵심 인사이트

어떤 식의 보상이든, 무언가 보상을 해주면 직원 생산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것보다 낫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전체 생산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어떤 외부적 보상(external rewards)이 직원 동기부여에 가장 긍정적일까?

동기부여(Motivation)는 학계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중요한 관심사다. 학계에서는 사람의 심리 중 어떤 측면이 특정한 행동을 유발하는지를 심리학, 조직행동 등의 분야에서 오랜기간 연구해왔고, 산업계에서는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어떻게 동기부여 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사람을 동기부여 할 수 있을까? 특히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어떻게 직원을 긍정적으로 동기부여 할 수 있을까? 더 나은 보상? 폭 넓은 복지혜택? 쾌적한 업무환경? 횟수에 제한 없는 휴가? 업무에 대한 자율적 권한? 항상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리더 및 동료와의 관계? 동기부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많다. 그리고 대상과 맥락에 따라서도 계속해서 변화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연구는 여러 다른 종류의 외부적 보상(External Rewards)이 직원 동기부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배경 1 – 어떻게 공동 연구가 시작되었나?

해당 연구는 미국 듀크대 행동경제학 교수, 댄 애리얼리(Dan Ariely)가 동료 연구진과 함께 이스라엘에 있는 인텔 반도체 보상팀(Compensation and Benefits)과 함께 공동으로 수행한 것이다. 이들은 동기부여를 위한 보상(Rewards)중에 특히 보너스(Bonus)에 관심이 많았다. 보너스는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높은 성과를 낸 직원에 대한 포상으로, 또 더 나은 성과 달성을 유도하기 위해 많은 회사들이 아주 당연스레, 그리고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대부분 금전적 보상(Cash)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 지출의 리스크가 크다. 그럼에도 이러한 금전적 보상에 대한 효과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보너스를 지급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당시 이스라엘에 있는 인텔(Intel) 반도체 공장의 보상팀장(Head of Compensation and Benefits)인 리아드 바레켓(Liad Bareket-Bojmel)은 사회심리학 박사 출신으로 보너스의 효과성 및 직원 동기부여에 관심이 많았다. 마침 댄 애리얼리의 연구팀과 관심사가 같다보니, 반도체 생산 공정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직원을 동기부여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몇차례 있었고, 그 결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가 셋업되었다.


배경 2 – 인텔 반도체 제조 공장의 업무형태

보너스에 대한 효과성을 측정하려면, 생산성 자체가 측정(수치화)하기 용이한 형태여야 했다. 반도체 제조 공장의 경우 직원들이 제품을 조립하고 완성하는 과정에서 몇 단계를 진행하였는지, 혹은 몇 개를 완성하였는지 수량을 측정함으로써, 생산성 측정이 쉽고 용이하며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이스라엘의 인텔 반도체 제조 공장은 8일을 주기로 업무가 진행되었는데, 앞선 4일은 매일 12시간씩 교대조로 일하고, 다음 4일은 fully 휴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당시 인텔 보상팀의 고민은 직원들이 4일간 쉬고나서 다시 회사로 복귀하여 일하는 첫 날의 생산성에 관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우리도 설/추석 연휴처럼 3~4일, 혹은 일주일간 쉬고나서 회사로 복귀하면 업무 능률이 확연히 떨어지지 않은가!? 푹 쉬었으니 오히려 업무 활력이 높을까? 이것은 조직 및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적어도 인텔 반도체 공장의 경우엔, 내부적으로 이것을 문제라고 인식하였다. 며칠간 푹 쉬고 돌아온 직원들의 생산성이 쳐지지 않도록, 어떻게 하면 이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 이것이 이들의 고민이었다. 


배경 3 – 연구 설계 과정에서의 논의

댄 애리얼리의 연구팀과 인텔 보상팀은 연구 설계 단계에서 다양한 고민을 하였다. 첫째로, 가장 흔한, 그리고 일반적인 방법인 현금 보너스 지급 방법을 논의하였다. 업무 복귀한 첫 날, 반도체칩 생산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달성할 경우, 그날 퇴근할 때 ‘$30’를 현금으로 바로 지급하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지급할 경우 아무런 보너스를 받지 않는 그룹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보고자 했다. 

더 나아가, 또 다른 종류의 보상들이 직원의 동기부여에, 그리고 궁극적으로 생산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자 했다. 그래서 두 가지 다른 방식의 보상을 추가로 설계하였다. 첫번째가 $30의 현금을 그날 바로 지급하는 것이라면, 두번째는 ‘피자교환권’을 지급하는 방법이었다. 특히 해당 직원에게 바로 주는 것이 아니라 직원의 집으로 배송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즉 해당 직원이 업무 복귀한 첫 날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칩을 생산할 경우, 피자교환권을 집으로 발송해주는 것이다. 이는 나중에 직원이 집에서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피자교환권을 사용함으로써 만족감을 느끼는 할 뿐만 아니라 직원이 자신의 성과에 대하여 회사에서 추가적인 포상을 해줬다는 자부심을 주변사람들로부터 느끼게 하려는 것이었다. 다만, 실제 실행 과정에서는 피자교환권을 직원 개인에게 문자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변경하였다. 직원 개개인의 집으로 쿠폰을 발송하는 업무량이 너무 과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번째 방식은 ‘칭찬문자’였다. 직원이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칩을 생산할 경우, 회사 사장님 이름으로 “수고했습니다(Well Done!)”라는 문자를 발송하는 것이었다. 앞선 두 가지 방법이 눈에 보이는 보상이라면, 이 방법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더러 회사 측에서 별도의 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이 4가지 직원 그룹을 나눠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실행결과 1 - 어떤 식의 보상이든, 무언가 보상을 해주면 직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림1]에서 보다시피, 현금, 피자교환권, 칭찬문자 모두 보상을 통해 더 나은 생산성을 나타냈음을 알 수 있다. 그림에서 가운데 가로 점선으로 표시된 것이 그룹4, 즉 아무런 보상이 없는 그룹(control, 통제그룹)의 생산량이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현금 $30의 지급을 기대할 수 있었던 그룹1은 4.9% 더 나은 생산성을, 그룹2 피자교환권의 경우는 6.7%, 그리고 그룹3 칭찬문자의 경우는 6.6%의 더 나은 생산성을 보였다. 이는 연구팀도, 인텔의 HR팀도 모두 예상했던 결과였다.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보상이든 눈에 보이지 않는 보상이든, 사람은 대부분 무언가 추가적인 유익이 기대되면 더 열심히 일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흥미로운 것은 그 이후, 2일차, 3일차, 4일차의 생산성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해당 사례의 인텔 반도체 제조 공장 직원들은 4일간 일하고 4일간 쉬는 교대 방식제로 업무 하였다.  

[그림1] 4가지 그룹의 1일차 생산성 결과 




실행결과 2 –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전체 생산성이 떨어졌다.

4일간 일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2일차, 3일차, 4일차의 생산성은 어떨까? 참고로 해당 보상은 직원이 휴식 후 복귀하여 일한 첫 날인 1일차에만 적용하고, 2일, 3일, 4일차에는 아무런 보상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림2]에서 보다시피, 현금을 받았던 그룹1은 2일차에 생산성이 13.2%나 급감하였다. 그리고 3일차, 4일차에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않았던 그룹4에 비하여 계속 더 낮은 생산성을 보였다. 왜 그랬을까? 해당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직원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 날은 기본 급여에 현금(보너스)을 추가로 더 준다고 하니까 더 열심히 일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 다음날에는 아무런 추가 보상이 없다는 사실 때문인지 오히려 상대적으로 열심히 일할 필요성이 반감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피자교환권을 지급한 그룹2는 어떨까? 그룹2 역시 현금을 지급받은 그룹1 만큼의 폭은 아니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전체적인 생산성이 감소한 결과가 나타났다. 특이하게도 4일차에는 아무런 보상이 없음에도 그룹2의 생산성이 오히려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인터뷰 과정에서 그룹2에 속했던 직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제 4일간의 일을 마치고 내일부터 다시 4일간 휴식할 수 있게 되는데, 그러면 받아 놨던 피자교환권을 써서 가족/친구들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사장님으로부터 칭찬문자를 받은 그룹3은 흥미롭게도 별다른 감소 폭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4일차에는 아무런 보상이 없는 그룹에 비하여 조금 낮은 생산성을 보였다.

[그림2] 4가지 그룹의 1~4일차 생산성 결과


결론적으로 현금 $30를 받은 그룹1의 첫날만 놓고 보면, (아무런 보상이 없었던 직원들, 그룹4에 비하여) 4.9% 더 높은 생산성을 보였다. 하지만, 일했던 기간 총 4일간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오히려 생산성이 6.5% 더 낮았다.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보너스를 지급했는데, 업무 전체의 생산성이 오히려 줄어버린 것이다.




마치며 - 

이 연구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할까? 물론 이 연구 사례를 비즈니스 전반에 일반화 하기는 어렵다. 반도체 공장이라는 제조업 특성, 그리고 직원들의 생산성을 명확하게 수치화하여 비교할 수 있는 상황적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 결과는 우리가 막연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일침을 가한다. 


아직도 직원 동기부여에는 누가 뭐라해도 ‘돈’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요즘 퇴사하는 젊은 직원들의 이탈을 방지하려면 ‘돈’ 많이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혹은, 더 나은 생산성을 위해 보너스, ‘돈’을 지급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면,

물론, 회사의 상황과 개인의 배경, 맥락 등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는 것은 어떨지 싶다.




*출처(Reference)

Ariely, D. (2016). Payoff: The Hidden Logic That Shapes Our Motivations, pp55-66.

EBS (2021). Great Minds (위대한수업), 돈의심리학 4강_관계의가치. Retrieved from https://www.ebs.co.kr/tv/show?prodId=411911&lectId=60110614&pageNum=26&srchType=&srchText=&srchYear=&srchMonth=&vodProd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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