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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진 Jul 08. 2022

분석의 성숙도와 HR Analytics의 성숙도는 별개

(Warning!) HRA 성숙도 모델 이해의 오해를 풀고자...

#분석의 성숙도와 HR Analytics의 성숙도는 별개입니다.

 

(Warning!) 한 가지 오해misconception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혹은 자주인 것 같기도 하지만) Data-driven HR, HR analytics, People analytics에 관심있는 분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초점이 예측분석Predictive analysis, 최적화Optimisation 등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듣다 보면, 본인의 조직에서는 아직 HR 데이터를 기본적인 ad-hoc이나 descriptive 수준에서 쓰고 있다는 점에 대하여 못내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섞인 발언을 종종 하십니다. 


존 부드로John Boudreau의 ‘Wall of HR’모델이나 하단에 첨부한 애널리틱스analytics의 성숙도maturity 모델은 분석학analytics의 단계별 난이도를 말하는 것이지 HR analytics의 성숙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Prescriptive/Predictive analysis와 Optimisation이 언제나 Ad-hoc 혹은 Descriptive analysis보다 더 나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 HR analytics(HRA)를 잘 활용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어떠한 고급 분석 스킬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는 당연히 아닙니다. 데이터가 많고 분석 인력과 역량이 충분하다는 의미는 어느정도 연관은 있지만 궁극적인 핵심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HRA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즉 HRA의 높은 성숙도 단계가 의미하는 것은, 조직에서 HR관련 decision-making을 하는 과정에서 분석이 비즈니스 가치에 의미 있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적용 기술의 난이도를 말하는 게 아니라, 조직의 데이터 접근 가능성, 기술 활용이 가능한 제도scheme, 문화, 의사결정 패턴, 데이터 리터러시, 기술에 대한 인식도 등을 다면적/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여러 HR 실무자 분들이, 혹은 (가끔은) 학계에서조차 Analytics의 maturity모델을 HRA의 성숙도 모델로 동일화하여 인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ad-hoc/descriptive가 아닌 prescriptive/predictive/optimised model을 목표로 삼습니다.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조직의 규모가 작고, 분석할 것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큰 규모의 데이터셋으로 학습시키고 예측 분석을 수행하는 머신러닝을 못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머신러닝을 통한 예측분석 모델링이 해당 조직에 현재 별다른 가치를 가져다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떤 분석이 조직에 가치를 주나요? 이 시점에 우리는 질문의 앞뒤를 바꾸어야reverse 합니다. 그럼 조직에 가치를 주는 분석은 무엇일까요? 


직원이탈employee attrition/leave 이슈를 예로 들어 볼까요? 

이탈 가능성이 높은 직원을 ‘미리’ 예측하는 모델링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HR에서 그런것도 해?’라고 반응하며 흥미롭고 멋있다fancy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직원의 이탈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핵심인재 유지talent retention 관점에서 도움이 됩니다. 짧은 기간에 걸쳐 반차를 연이어 쓴다든지 (*타기업 인터뷰를 위해 반차 휴가를 쓰는 것일 수도 있음), 출근시각이 갑자기 늦어지고 지각 횟수가 잦아진다든지(*업무가 재미없어서 몰입도가 낮아지는 현상일 수도 있음)와 같이 관찰된 데이터는 직원 이탈 예측 모델링 과정에 유의미한 지표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네트워크 분석을 하여 조직도 상에 비공식 인플루언서informal influencer를 구별해 내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그 직원이 위의 이탈예측모델에 해당하는 무언가의 warning signal을 보인다면, HR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여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이탈하려는 직원의 근거사유가 집안 가족의 건강 이슈, 해외로 이민 등 control 불가한 사유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상사 혹은 동료와의 불편한 관계라면, 이동 배치 등을 통해 갈등을 사전에 해소/경감하여 이탈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이탈예측모델이 비즈니스에 가치를 주는 기업/조직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점입니다.

수천 수만명으로 조직된 소수의 대기업에서는 직원을 하나하나 살필 수 없으니 이런 분석적 접근이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규모 기업에게도 이러한 분석이 비즈니스에 가치를 줄까요? 중소기업/스타트업에서는 예측모델링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직원 숫자가 적어서 리더가 혹은 HR이 전직원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방식의 예측 분석은 비즈니스에 가치를 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퇴사하는 직원이 발생할 경우, 퇴사 대상자와 주변 동료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하여 근거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쌓는 과정 만으로도 충분히 향후 시계열적으로 데이터를 관찰하는 데에 가치를 주는 데이터 셋이 될 것입니다. 혹은 상황에 따라 즉각 대응하는 분석 작업을 하거나, 현재 우리 조직 수준을 진단하는 정도의 descriptive analysis를 수행하는 것이 오히려 비즈니스에 가치를 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모두 알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직원 이탈의 원인을 찾고 미리 방지하려고 애쓰기보다, 직원들이 기업에 남을remain 이유를 명확히 만들기 위하여 집중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직원 이탈의 가장 큰 핵심 보완책일 것입니다. 이런 기업에서는 ad-hoc/descriptive 관점의 분석이, 현재 기업과 비즈니스 상황에 적합한 가치를 줍니다. 

 

혹시나 또 오해하시는 분이 계실까하여 다시금 말씀드리면,

고급화 분석advanced analysis 방법론이 상대적으로 덜 가치를 준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의 규모가 크고 데이터가 많고, 예측의 영역에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이 조직과 비즈니스에 가치를 주는 단계에 있다면 그러한 고급분석 방법론은 매우 큰 영향력과 힘을 발휘합니다. 분석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훗날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지속적인 학습과 개발을 위해 난이도 높은 수준의 분석방법론을 학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공부할 게 많습니다;; 


다만 핵심은, 집 앞 연못/저수지에서 낚시하고 있는데, 바다낚시 장비나 경험이 없다고 아쉬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 조직의 규모와 상황에 가장 빠르고 적절하게 가치를 주는 분석의 수준이 가장 적합한 방법이며, 가장 성숙한 HR analytics 활용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나누는 건강한 토론은 집단지식의 성장을 가져옵니다. 혹시 다른 관점 있으시면 편히 코멘트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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