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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Jun 12. 2020

회사 생활은 어때?라고 묻는 조카가 준 해답



코로나 19로 닫혀있던 유치원이 다시 운영을 하면서 조카들이 유치원에 가기 시작했다. 언니가 유치원 활동 모습을 가족 톡방에 공유해주어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활동한 모습을 보면서 언니가 첫째 조카(7살)에게 친구들 이름이며, 재미있었는지 등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다. 집에만 있다가 친구들과 함께 여러 가지 활동을 하니 요즘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러다 조카가 갑작스럽게 엄마(=언니)에게 "엄마 회사생활은 어때?"라고 묻는 것이 아니겠는가.

언니는 "엄마는 회사생활 재미없어. 00은 유치원에 놀러 가는 거고, 엄마는 돈 벌러 가는 거라서 재미없어."라고 답을 했다. 그러니 조카 녀석이 하는 말~


원래 나도 처음에는 재미없었어.
친구들이랑도 안 친했고.
근데 적응하면서 노력하니깐 재미있어졌어
 엄마도 노력해봐.



나는 운전 중이라 둘의 대화를 듣고만 있었는데 노력해보라는 조카의 말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본인은 노력해서 재미있어졌으니 엄마한테도 노력해서 재미있게 회사생활을 하라는 말. 우와 조카가 언제 이렇게 컸지 기특한 생각도 들었다.




하나 직장생활에서는 노력해서 재미를 찾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조카 말을 들으며 아 아이들도 저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데 어른들은 어린아이들보다 어쩌면 더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해보지도 않고 "못할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해 버린다. 새로운 업무가 주어지거나 업무 변경이 있을 경우 직원들은 도전정신보다는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못할 것 같다”라는 말을 먼저 하곤 한다.

                 

어린아이들은 포기하기보다는 넘어지더라도 직접 부딪쳐보지 먼저 "못하겠어요"라고는 잘하지 않는 것 같다. 설령 못하겠다고 하더라도 같이 해보자고 지지해주면 금방 또 도전을 하곤 한다. 근데 우리 어른들은 실패의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금방 포기해버리기 일쑤다.

        

물론 우리에게도 저런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저랬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왜 쉽게 포기해버리고, 충분히 더 노력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당량의 노력, 딱 그만큼만 노력하고 안 된다고 해버리는 걸까. 내가 요즘 팀원들에 화가 난 이유도 이 '노력'이 문제였던 것 같다. 직원들마다 역량 차가 있기 때문에 과정과 결과에 있어 모두가 같을 수 없다는 것도, 또한 노력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노력했음에도 좋은 성과가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결과물, 성과만으로 평가해버릴 수도 없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요즘 같이 팀원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말 노력을 하는 데도 좋은 성과로 연결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팀원도 있다. 그 팀원의 노력을 알기에 더 잘 해낼 수 있도록 지지하고,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주며 과정뿐 아니라 좋은 성과도 거둘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패를 했을지는 몰라도 그 팀원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

       

어린아이들도 어른 못지않게 새로운 친구, 선생님, 환경들에 적응해 나가야 하고, 처음이기 때문에 서툴고 낯설 것들이 천지인 세상 속에서 힘들 것이다. 하지만 노력해 나가고 있다. 기특하게도.    

 

실패해서 힘든 것도 알고, 노력해도 안 되는 영역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어른들인 우리들이 쉽게 포기해버리기보다는 노력해보면서, 적어도 해보지 않고서 못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어른이 되면 참 좋겠다.  


-회사생활은 어때?라고 묻는 조카가 준 해답은 다름 아닌 '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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