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본에 만족하는 삶

by 까칠한 여자




매년 독거어르신들에게 물품지원을 해드리고 있는데 가장 만족도가 높은 물품이 뭔지 아세요?

그건 바로 쌀과 김장김치가 일등이랍니다. 더 좋은 것에 만족도가 높을 것 같은데 그분들이 가장 만족해하는 건 일상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쌀과 김치더라고요. 올해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마스크겠네요. 지금이야 수급이 원활하지만 초기만 해도 마스크 수급도 되지 않고,

어르신들이 해당하는 요일에 줄 서서 마스크를 받는 건 힘들 일이었거든요. 그땐 저희도 여기저기 사이트에서 마스크를 겨우 구입해서 어르신들에게 지원해드렸는데 그때도 정말 고마워셨던 기억이 나네요.


어르신들이 곡간에 쌀이 쌓여있으면 든든하다고 하시잖아요. 쌀을 지원해드리는 날은 저 말을 몇 번이나 듣는답니다. '쌀이 쌓여 든든하다고, 보고만 있어도 밥 안 먹어도 배부른 것 같다'라고 말이죠. 기초생활수급비로만 생활하는 분들은 수급비가 나오는 날은 정해져 있는데 곡간에 쌀이 줄어들수록 얼마나 마음이 졸여지겠어요. 예산이 풍족한 것이 아니라 쌀 지원은 많이 해드릴 수 없는 상황인데요. 그래서 후원을 희망하는 후원자가 있다면 쌀을 후원해달라고 요청할 때도 있답니다.


그리고 또 인기가 많은 물품이 '김장김치'인데요. 겨울 되면 김장 다들 하시잖아요. 보통 가정에서는 그냥 일상의 한 모습인데 그분들은 김장은 엄두를 못 내시니깐요. 매년 찬바람 부는 겨울에는 김장김치 지원을 해주냐는 전화를 몇 통 받는답니다. 김장김치 갖다 주는 날도 얼마나 고마워하시는지 모른답니다.


올해도 김장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김장행사를 통해 김장을 해서 지원을 해드렸는데 올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김장김치를 구입해서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의 손 맛이 빠져 아쉽지만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구입한 김치로 마음을 전해보려 합니다.



어떻게 보면 진짜 별거 아닐 수 있거든요. 근데 그분들한테는 쌀과 김치가 얼마나 귀한 물품인지 매년 지원을 할 때마다 느끼게 됩니다. 맘 같아선 넉넉하게 드리고 싶지만 물품은 한정되어 있고, 나눠드려야 할 인원은 많으니 양이 많지 않음에도 항상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신답니다. 누구에는 그냥 흔한 일상이 누군가에는 매우 소중한 일상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에겐 그냥 집에 항상 있는 쌀과 김치가 그분들에게는 진짜 귀하디 귀한 음식이거든요.


가장 기본에 만족해하는 그분들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음에도 그것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찬바람 부는 겨울이 되면 그런 생각이 더욱 많이 나는 것 같네요. 그러면서 자기반성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고마워하는 그분들 모습을 보며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기도 한답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이 시기 겨울이라 더 힘든 분들이 많겠죠. 그분들의 오늘이 따뜻한 일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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