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은 들여다보며, 타인의 복지를 위해서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집 복지는 잘 챙기지 못하는 편이다. 무뚝뚝한 딸이라 표현도 못하고 살갑지도 못해 마치 하숙생인 듯 방 위주의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대화도 많이 없어서, 조카들이 오지 않으면 절간처럼 조용한 우리 집의 모습이다. 가장 퇴근이 늦는 편이기 때문에 주로 혼자 밥을 먹고, 주말에도 늦게 일어나거나 한 끼를 건너뛰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같이 밥을 먹는 일도 많지 않은 편이다.
누군가 타인이 저런 가정 모습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사회복지사로서 나는 대화를 늘리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고, 주말에는 한두 끼는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맞춰보라는 등 실마리를 풀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나는 내 현실에서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를 하는 마음으로 가정에서도 그랬으면 지금보다는 살갑지는 못해도 절간처럼 조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항상 안 그래야지 하면서 또 그게 잘 안된다. 모두가 그렇지 않지만 다수의 직원들이 정작 자기 가족들에게는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들과 통화를 하거나 가족들을 대할 때 우리는 더 불친절해지는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렇다. 무뚝뚝하지만 독거어르신이나 직장을 통해 만난 분들에게는 살갑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 가족에게는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직장에서 일하듯이, 타인의 복지를 위하는 마음으로 가정 내에서 마음을 다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
한 번씩 상담을 하거나 타인의 복지를 위해 개입을 하며, 내가 나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타인에게 해주고 있을 때가 있는 것 같다. 정작 나도 그러고 있지 못하면서 그 타인에게는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란 말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나도 그러지 못하면서 타인에게 나도 못하는 것을 노력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들. 나조차 못하면서 난 또 누군가에게 변화를 위해 노력하라고 이야기하고 있겠지. 한 번씩 타인과 상담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순간들이 있다.
부모님 입장에서도 말은 못 해도 참 서운할 것이다. 막상 집에서는 말도 거의 안 하고, 하숙집에 하숙하듯 자기 방에만 있고, 말 한마디 살갑게 하지 않으니 말이다. 부모님 지인들은 이런 속도 모르고 딸이 사회복지사라서 좋겠네 할 테지. 정작 우리 집 복지에는 뒷전인데 말이다.
진짜 더 노력해야지 하곤 하는데 매번 말짱 도루묵이 되어 버린다. 점차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을 보면서 더 위해주고, 잘해줘야지 하는데 막상 그 순간이 오면 짜증을 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말 한마디라도 더 살갑게 해야지 하면서도 집에서는 까칠의 극을 더 달리는 것 같다.
정작 우리 집 복지에는 뒷전인 나를 반성하며, 타인의 복지를 위하는 마음으로 우리 집 복지를 위해야지 또 다짐을 해본다. 말짱 도루묵이 될지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