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그 결과는?

by 까칠한 여자



매년 연말이면 인사고과 반영을 위한 직원 근무평정을 진행한다. 근무평정은 관리자 평가도 중요한 항목이지만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동료들 간 평가 부분이다. 즉 최우수 직원으로 선정된다는 것은 동료들에 의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더 의미가 있는 상일 것이다.


올해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정상운영을 한 시간보다는 비상근무 체제로 운영된 시간들이 더 많았다. 화된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이 고민파와 안주파로 나뉨을 알 수 있었다. 평상시 운영이었다면 모두가 바빴을 것이기 때문에 크게 눈에 띄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운영체제가 바뀌고, 프로그램들 진행에 여러 제약이 발생하게 되면서 개인차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제약에 대비해 다른 대비책을 빠르게 제안해서 프로그램을 변경해서 진행코자 노력한 고민파들이 있는 반면 그냥 제약이 발생되니 코로나 때문에 진행하지 못했더라도 괜찮을 거란 생각에 그냥 이 상황을 받아들인 안주파들이 있었다. 당연 고민하고, 노력한 고민파들의 성과가 높을뿐더러 일에 쏟은 에너지 또한 많게 되었다.


다들 본인의 업무가 많고, 본인이 가장 힘들다고 평가를 한다. 상대적으로 전혀 업무량이 많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체적 업무량을 고려하여 업무분장이 되어 있음에도 보통 업무 가짓수를 가지고 많고 적음을 판단하는 것 같다. 업무 가짓수가 많지 않더라도 하나의 업무량이 다른 업무 2~3개를 합친 양일 수도 있는데 그냥 그건 중요치 않다. 아주 단순하게 내가 가진 업무 개수가 5개면, 3개를 가진 직원보다 업무가 많다고 생각해버린다. 또한 평정을 하면서도 누군가는 스스로 돌아보며 자기반성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것이다.

이번 주는 직원 근무평정 기간이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어떤 팀원들이 상위 그룹에 있을 것인지, 하위 그룹에 있을 것인지 눈에 선하다. 상사로서 팀원들을 바라보는 것과 물론 동료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누가 노력을 했는지, 일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는지는 스스로 다 알고 있지 않을까.




근무평정을 할 때에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일부분이 아닌 전체적 상황을 염두하여 진행하고자 한다. 물론 그 일부분이 정말 큰 사건이었거나 전체적인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면 모두 배제시킬 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연차가 고려되어야 한다. 연차별로 보는 관점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1년 차 미만과 3년 차 이상은 업무량부터 업무 추진력까지 같을 수 없기 때문에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순 없다.


보통 근무평정을 진행할 때 평정표를 펼쳐놓고, 1차 체크 후 다음 날이나 다른 시간에 한 번 더 체크를 한다. 그 점수 체크 당시 여러 가지 상황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체크하여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한다.


한 해 노력이 빛을 발휘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누군가에는 수상의 기쁨이, 누군가에는 반성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만약 그룹 내 연차가 높음에도 하위권에 속한다면 정말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지금까지 나는 이 의미 있는 상을 여러 번 받아봤다.(자기 자랑) 고생한 한 해를 보상받는 듯 한 기분과 내 노력이 빛을 발휘한 것 같아 정말 좋았다. 지금이야 평가자로만 참여하기 때문에 나는 평가에서는 제외된다. 평가에 제외되기 때문에 팀원들이 생각하는 나에 대한 평가를 알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팀원들이 나를 평가했을 때 그리고 나 스스로 평가를 했을 때 부끄럽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마음처럼 다되진 않았지만 올 한 해 나름 애쓰며, 노력은 했다고 생각한다.


근무평정을 떠나 올해 나의 직장생활 점수는 어떨지 질문하고, 스스로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직장인이라면 내년 직장생활 점수는 승하지 않을까 싶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당신의 2020년 직장생활 점수는 몇 점일까?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스스로에게 부끄럽진 말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낯설게 느껴진 사진 속 나의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