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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느껴진 사진 속 나의 표정

by 까칠한 여자


예쁜 내년 달력을 선물 받았다.

월마다 문구들이 적혀있었는데 그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가장 눈에 들어온 문구가 있다.


너를 닮은 꽃 한 송이

하루하루, 해, 비, 바람의 표정이 모여 꽃 한 송이가 피어납니다. 당신의 하루가 모여 오늘의 표정을 지어요.


이 문구를 보면서 나의 표정은 어떨까란 생각을 했다.


직장에서의 나의 표정, 집에서의 나의 표정, 혼자 있을 때 나의 표정, 즐거울 때 나의 표정, 화가 났을 때 나의 표정,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나의 표정


나를 보면 화내지 말라는 팀원을 보며, 아무 말하지 않고 있으면 차갑다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의 표정이 누군가에는 그렇게 보이고 있는 거겠지.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누군가는 그 순간의 표정으로 나를 판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평소 나는 감정의 따른 표정 변화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이미지가 차갑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가 많을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얼굴 표정을 매번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나보다는 다른 사람에 의해 기억되고, 각인되는 나의 표정이 진짜 나의 모습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얼마 전 흑백사진을 찍으며 오랜만에 사진을 인화해봤다.

사진 속 나의 표정을 보며 저런 표정을 지을 때도 있구나. 누군가에겐 익숙할 수 있는 나의 표정이 정작 나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가 보지 못한 나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물에 비쳐진 그 모습은 거짓말 할 수 없는 본연의 모습-

순간순간 어떤 마음일지에 따라, 어떤 장소에 있는지에 따라 다양한 표정으로 우리는 살아가고 있겠지. 오늘의 나는, 매 순간순간 어떤 표정을 지으며 오늘을 살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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