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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May 10. 2024

나만 '모난 사람'으로 만드는 분위기




기관 내에서 사업 전반적인 부분을 취합하고, 총괄하는 입장이다 보니 업무적으로 직원들과 갈등상황들에 노출되기가 더 쉬운 상황이다. 직장 생활 내 본인의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해 다른 사람에게 미룬다거나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제일 싫어한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의 능력이다. 성격 좋고 하는 건 둘째 문제고 제일 중요한 건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를 잘 해내느냐 아니냐라 생각한다. 내가 가장 화를 많이 내는 포인트도 저 포인트를 벗어났을 때이다. 그동안 직장생활을 돌이켜봐도 그걸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저 포인트를 계속 벗어난다면 난 더 이상 그 직원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에는 어렵다는 판단이 서게 된다. 그러면 그 관계는 회복하기 어렵게 된 사례들이 있다. 물론 이건 내 기준에서 그 직원과의 관계가 어긋난 것이다.


특히나 퇴사하는 상황에 있어서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남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몫을 주고 간다던지, 뒷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습할 일이 많은 경우 난 그 팀원과는 '웃으며 안녕'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업무를 수습해야 하는 가장 큰 역할이 나의 몫으로 올 테니 말이다. 새롭게 업무를 맡게 될 팀원에게 그 업무를 수습하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모두가 '웃으며 안녕'할 때 '웃지 못하는 1인'은 나인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퇴사로 인하여 변화가 발생되었다. 기간 내 인계자가 채용되지 못하여 그 팀원의 업무를 임시로 내가 맡게 된 상황이다. 다음 인계자가 채용될 때까지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그 팀원이 약속했던 업무도 다 처리하지 않아 그 업무를 또 수습하게 생겨버렸다. 분명히 여러 번 기회를 줬음에도 그 팀원은 기한 내 업무를 다 처리하지 못하였다. 물론 퇴사 처리 후 사무실에 나와 업무를 조금 더 처리하러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처리되지 못한 업무의 양이 하루이틀로 처리될 상황은 아니었다.


남은 업무 처리를 위해 사무실에 나오는 날 나와 함께 점심을 먹는 멤버들이 그 팀원과 점심을 먹기로 했다며 나에게 점심을 같이 먹겠냐고 했다. 내 대답은 'NO'였다. 이런 상황에서 난 그 팀원과 마주 앉아 '호호하하'하며, 밥을 먹을 수도 없지만 먹기도 솔직히 싫었다. 속 좁은 상사인지 모르겠으나 그 업무를 수습하고 처리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옆 동료들처럼 속 편하게 대할 순 없었다. 


근데 이런 상황들이 도돌이표처럼 계속 반복된다. 지난번 -나도 웃으며 안녕하고 싶다- 글에서도 적었다시피 다들 '웃으며 안녕'하는데 나만 '웃으며 안녕' 못하는 상황이 또또또 발생되고야 말았다. 그래서 또 까칠해져 야만 하고, 또 수습해야 하니 마치 나만 유독 '모난 사람'이 되고, '모난 사람'인 것처럼 만들어지는 이 분위기가 더 싫다.


나고 큰 돌이 비바람에 깎이고, 세월에 깎여 작은 돌이 되기도 하고, 동글동글해 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나라는 사람이 동글동글 해 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건지 모르겠으나 나만 '모난 사람'이 돼버리는 이 상황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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