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출신, 유니콘 스타트업 출신
링크드인에 글을 보거나 또는 인터넷 기사로 XX 회사 출신 COO 채용, 유니콘 XXX 출신 CTO 등 채용의 내용을 종종 접하게 된다. 필자도 2곳의 스타트업에서 비슷한 경험을 5~6명 정도 경험해 봤지만, 1명을 제외하면 대기업 출신/유명스타트업 출신의 C레벨/VP레벨이 와서 실제 성과를 낸 것을 보지 못했다.
왜 그럴까?
1. 근무환경이 다르다.
2. 사람들이 다르다.
Case1) 실패케이스
대기업에서 큰 성과를 이뤄내고, 해외 합작기업 경험도 있는 분을 세일즈 Head로 정말 힘들게 모셔왔다. Offer 단계에서 2번이나 거절해 최초 제안 연봉의 30% 이상 돈을 지급하고, 정말로 모셔오는 수준으로 힘들게 데려왔다. 그분의 성과가 우리에게는 소용없다는 점이 나타나는 데는 불과 3달도 걸리지 않았다.
1. 근무환경이 다르다
-> 대기업에서 주로 근무했던 그 사람은 기존 회사의 네임밸루를 통해 적어도 미팅을 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환경이 너무나 달랐고, 실제로 그분은 쉽게 미팅을 잡지도 못했다. (그분이 나가실 때 회사가 이름이 없어서 세일즈가 안 되는 게 본인은 잘못은 아니지 않냐고 말을 했다.)
2. 사람들이 다르다
-> 대기업 및 기존회사에서는 자료를 본인이 직접 만들기보다는 밑에 직원들을 시켜서 자료를 만들게끔 하고, 발표만 일부 본인이 진행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Sales Deck부터 직접 만들어야 하는데 그 사람은 Slide 만드는데 너무 힘들어했고, 결국에는 팀원들의 시간만 뺏는 사람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입사한 지 6개월 만에 그 사람을 권고사직으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회사는 또 비용을 지불했다. 즉, 대기업과 외국계기업의 후광 효과를 바탕으로 잘못 판단한 채용케이스였다. 실제로 그 사람으로 인해 들어간 내부 리소스까지 고려하면 1.5~2억 정도의 손실을 본 것 같다.
Case2) 실패케이스
이 사람은 해당 분야에서 1위 기업에서 전략/기획을 담당했던 사람이었다. 당연히 같은 분야이고, 2개의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경험이 있어 어렵게 모셔왔다. 이 분은 연봉뿐만 아니라, 스톡옵션과 같은 처우도 큰 혜택을 드렸다. (심지어 회사에서 기사도 냈다. ㅎㅎㅎ) 하지만, 이 분 또한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는 실패했고, 여전히 회사를 다니고 있다. (성실한 분이기는 하지만, 성과가 미비하기 때문에 처우를 고려하면 회사에는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1. 근무환경이 다르다
-> 이 분도 업계 1위의 기업에서 전략을 담당한 만큼, 주변에서 Backup 자원이 많은 상태에서 전략을 실행할 수 있었다. 게다가 업계 1위의 브랜드 파워까지 더해졌다.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서비스(브랜드) 2개를 성공적으로 런칭하였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3년째 큰 성과가 없다. (이 분과 개인적으로 이야기했을 때 본인이 기존회사에서 성공했던 게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도와줘서였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알았다고 말씀하셨다.)
2. 사람들이 다르다
-> (이 문단은 나의 편견일 수 있다.) 회사의 규모에 따라 구성원의 충성도 차이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큰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근속연수도 상대적으로 길고, 적어도 타임라인에 맞추기 위해 야근 등의 노력을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회사는 그런 점들이 부족하다. 즉, 직원 중에 프로와 같은 느낌을 주는 직원이 20~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업무 협조/요청을 하면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일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전략/기획을 수행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스스로 힘도 많이 빠질 것이다.
Case3) 성공케이스
1. 근무환경이 다르다
-> 이 분과 같은 경우에는 유명스타트업 출신이긴 했지만, 주로 혼자서 일을 하는 직무에 속해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자료도 본인이 전부 만들고, 템플릿도 본인이 만들어서 오히려 밑에 직원에게 배포하는 성향을 가졌다.
2. 사람들이 다르다.
-> 우선, 어차피 본인이 주로 혼자서 일하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부분이 있다. 추가로 다른 부서에 자료를 요청을 했는데 처리가 되지 않으며, 직접 재촉해서 끝까지 자료를 달라고 하는 성향이다. 이 분을 옆에서 살펴보니 자료가 오지 않으면 Backdata만 받아서 본인이 직접 만들고, 정리하는 스타일이다. 당연히 이러한 사람은 스타트업에서도 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
[결론]
채용과정에서 대기업 출신, 유명스타트업 출신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와 비슷한 환경을 경험했거나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서 그것을 성공시켜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훨씬 일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출신을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기존 회사와 비교하면서 지원이 부족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력 부족을 자주 이야기 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규모상 특정 직무에 직원을 둘 수 없다. 그렇기에 본인이 A to Z 중 적어도 절반 이상은 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해낼 자신이 없으면 스타트업에 오면 안 되고, 그러한 경험이 없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스타트업에서 굉장히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