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원이 면담을 신청했다. "저 팀장 역할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평소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직원이고, 여러 가지 업무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하던 그의 입에서 예상하기는 어려운 말이었다. 보통 직원이 면담을 신청하면, 어느 정도의 감이 온다. 하지만, 오늘 일은 나의 예상에 없던 일이었다.
"왜, 팀장/리더의 역할을 내려놓으시고 싶으세요?"
말을 들어보니, 3명의 리더 가운데 1명의 리더에게 좀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주도적으로 역할이 필요한 상황인데 다른 리더가 본인(편의상 A라고 지칭한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 크게 반대를 했다고 한다. 심지어 A가 그 역할을 할 경우 다른 리더는 그만둘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이다.
그의 입장이 충분히 공감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리더가 그 역할에 더 적합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보기엔 다른 리더 (편의상 B라고 지칭하겠다.) B는 그냥 A가 나서는 게 싫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내가 실망한 부분은 B라는 사람은 대책 없이 그냥 A가 싫다고 표현한 것이다. 본인은 그 역할을 못하지만, A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은 못 보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무책임한 사람을 싫어한다. 내가 생각하는 무책임은 본인의 의견은 없으면서 일단 반대를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물어보면 별다른 의견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의미 없는 일들만 지금 회사에서 반복되고 있다. 사실, 내가 나서서 해결하고 싶지만, 다른 부서의 일에 내가 얼마나 관여하는 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아는 것이 맞다는 보장도 없기도 하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해관계자가 세 명 이상이 한 번에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적어도 셋이서 한 번에 모여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게 불만인지를 이야기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함께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차선책은 되는 것 같다. (이곳에서 내가 배운 것 중 하나는 결국에는 세 명이서 이야기를 하고, HR 중재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면 어떻게든 결론은 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