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3살, 둘째는 아직 누워 버둥거릴 시점에 나는 산후
우울증이 왔었다. 사실 그때까진 우울증 인 지 몰랐다.
남편도 가장으로서 힘든 시기였다. 같이 사는 내 눈에 남편 살이 쭉쭉 빠지는 모습이 보일 정도였으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며 정말 고생했던 건 사실이었다.
이 날은 한창 코로나 시기라 나 홀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외출도 어려웠고 독박육아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우울증이 왔었던 거 같다.
문제는 시댁이었다. 한 날은 우리 집에 시어머니와 시이모들이 오셨다. 주말이었기에 남편에게 “아기들 잠깐 맡기고 산책 한 바퀴만 하고 오면 안 될까? 이러다 우울증 걸릴 거 같아”라고 말을 하니 눈치 없던 어린 남편이 그 말을 곧이곧대로 전달을 했다. 역시나 여기저기서 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뭘 한다고 우울증이 오냐, 말 가려서 해라”
늘 시댁에 가면 나에게는 애 보느라 고생 많다, 몸 챙겨라
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본인 아들 고생만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얘가 오죽하면 그런 말을 할까 싶어 말이라도 좋게 해줬다면 싶었지만 역시는 역시였다. 안방에 들어가 하염없이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며칠이 지나 친정부모님께서 반찬 가져다주신다고 평일에 잠깐 들르신 적이 있었다. 오시자마자 날 보더니 “뭔 일 있지? 많이 힘들었어? 밥 좀 먹고 잠은 좀 잤니?”라는 질문 폭격을 받음과 동시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조금 시간이 지나 그날 왜 그렇게 물었던거야?하니 얼굴이 말이 아니었단다. 눈 밑은 퀭, 볼은 푹 파여 해골처럼
있고 몸은 앙상해져서 그간 말은 안 해서 그렇지 잠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는 게 보였단다. 후로 친정부모님의 권유로 용기 내 정신과 치료를 받았었다. 지금은 시간도 흐르고 아이들도 자라니 내가 그랬었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친정부모님은 그날이 생생한 건지 혹여 딸이 다시 그럴 일이 생길까 봐서인지 매일매일 전화로 물어본다.
“밥은 먹었어? 잠은 좀 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