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은 남이시잖아요.

by 랑봄

둘째도 어느덧 기어 다니고 잡고 설 시점에

시댁에 가면 시아버지 친구들이 종종 오셨다.

그중 한 분은 내 얼굴만 보면 따라다니며 “ㅇㅇ엄마 셋째

안 가져? 애들이 이렇게 예쁜데?”라는 말들을 했다.

몇 번 봤음에도 내 성도 이름도 모르는 분한테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나 싶었지만 그래도 난 시아버지 친한 친구시니 매번 참았다. 그분을 피해 이 방 저 방 옮겨 다니는데 계속 따라오며

“ㅇㅇ엄마 셋째, 셋째” 이야기를 했다.

시댁에서 나오는 어떠한 말도 참는 나였지만 남에게까지 이런 말을 들으니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 애 낳으라 노래 부르던 사람들은 보태주지도 않을 거면서 뭔 애를 자꾸 낳으라는 거야 , 왜 다들 나한테 이래’ 싶었고 역시나 이 일로 남편과 다툼으로 이어졌다. 사실 나나 남편이나 첫째를 가짐과 동시에 양가 부모님께 손 벌리지 말고 우리끼리 이뤄내 보자 하는 약속을 했고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그 약속보다 참았던 감정이 먼저였기에 화남과 당혹스러움을 남편에게 표출했던 거 같다. 하지만 그 아버지 친구에게 직접적으로 말은 안 한 탓인지 1년 반 전까지만 해도 다양한 방법으로 나를 괴롭혔다. 그분이 딸만 좋아해서 그런 건지 시아버지 친구 분한테 들었던 말들은 이랬다.


첫 번째. 둘째를 안고 택시를 잡으며 본인 집으로 데려 가려

한 걸 내가 남편에게 눈치를 줘 애 데리고 오라고 뜯어말렸고,

두 번째. 4살짜리 둘째에게 60을 바라보는 본인을 오빠라 부르라며 칭하기도 하며 그전엔 놔주질 않았다.

세 번째. 내 자녀들의 장래희망을 부모인 우리가 그쪽 계열은 생각 없다, 나중에 아이들이 원하면 밀어주겠지만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 거절하는데 끝까지 본인이 개입하려 했으며

네 번째. 내 얼굴만 보면 임신 이야기는 마지막 얼굴 본 그날까지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버지며 다른 친구들이 왜 말리지 않았는지 싶다. 개인적으로 볼 이유도 없는 사람이니 지르고 말걸 싶은 후회가 생기기도 한다. 어떤 생각으로 나와 내 자녀들에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 사람은 다시는 보고 싶지도 생각도 하기 싫은 사람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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