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6살, 둘째 4살 때 셋째가 왔었다.
두 아이 다 내가 태몽을 꾸었던 입장에서 유독 셋째는 태몽을 꾸지 않아 이상하다 생각을 했었다.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들어 찾아보니 태몽이 있는 아이는 전생이 있는 아이고
태몽이 없는 아이는 전생이 없는 아이, 처음으로 이 생을
즐기는 아이라는 글을 봤었다.
사실이던 아니던 '더 특별한 아이가 우리에게 와 줬구나' 하며 뭉클함도 잠시 역시나 입덧이라는 나와 뗄 수 없는 친구와
함께 임신 초기 검사도 하며 필수품이 되어버린 입덧 약 처방도 받았다. 셋째라는 이유로 조금 느슨한 마음이었을까
임신 11주 차 때 평소와 다를 거 없이 아이들 등원시키고 남편과 진료를 보러 산부인과에 방문했다. 초음파를 보며 열심히 설명해 주시던 선생님의 말소리가 갑자기 줄었다.
“무슨 일 있나요?"라는 나의 물음에 "잠시만요" 대답이 돌아왔을 때 조금 불안했지만 아니란 생각으로 지켜봤다.
초음파 검사를 마치고 의사 선생님과 대화 중 역시나 내 불안한 감정이 맞았었다. “태아 심장이 안 뛰는 거 같아요, 계류 유산인 거 같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사실 11주면 제대로 된 모습도 형성이 안 됐을 시기였지만
이미 아이 둘을 키우고 있던 나에게는 유산이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남편도 놀라 눈물이 맺혔지만 격하게 우는 나를 다독여주었고 한 주만 더 지켜보고 수술 날짜를 잡는 게 좋을 거 같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친정에 전화해 말을 전했다. 그저 위로와 다독임 아이보다 나를 걱정한 말들을 들었고 그 따듯함으로 마음을 다독이며 시댁에 전화를 했지만 친정과 반대로 시댁은 나에게 분노를 안겨주었다.
"어머니 아이 심장이 안 뛴데요.
일주일만 더 지켜보고 수술하기로 했어요" 라며 말을 전했다.
돌아온 어머니의 대답은 내 존재를 바닥으로 내려치는 듯한 말을 했다. "수술할 때 벽 긁어내면 자궁도 깨끗해지니 더 좋은 아이가 올 거다." 그 말을 들은 나는 귀를 의심했다.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어 "그게 무슨 소리세요, 수술하고 나면 출산한 거랑 마찬가지고 저 입덧도 몸도 너무 힘들어요.
더 이상 아이 계획도 없고 남편도 정관수술 하기로 했어요,
제가 어머니 딸이었어도 그렇게 말씀 하셨을거에요?“
그 말을 들은 시어머니는 젊고 건강한 애가 벌써부터 그런 소리 한다며 되지도 않는 소리 말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건강.. 젊은 건 사실이지만 첫째, 둘째 출산 하며 난 산후조리원에 가지 않았다. 아니 못 갔다. 남편과 친정은 가라,무조건 가라 나중에 후회한다였지만 시댁은 원치 않았다.아마 본인 아들이 벌어 온 돈을 나에게 쓰는게 아까웠을까?
하지만 나도 아이들이 커 갈수록 돈이 많이 들어 갈 텐데 한 푼이라도 아끼지는 마인드였기에 또, 나에게 돈이 들어간다는 게 아깝기도 했고 젊다는 이유로 나 스스로 날 믿었다. 그렇게 산후 조리는 넘기기로 했으나 친정은 맞벌이라 금토일에만 오셨고 시어머니 본인이 평일에 오셔서 해 주신단 말을 하셨기에 믿었지만 사실상 애 낳고 시어머니한테 뭔갈 부탁하기엔 불편해도 너무 불편했다. 아기 욕조 물 받고 무거운 욕조를 옮기는 거부터 아기 케어도 맡기기엔 눈치가 보여 거즌 내가 다 했었다. 사실.. 마음은 감사하다. 하지만 난 찬바람 불고 날이 추워지면 온몸 마디의 뼈들이 아리고 시리다.
가끔은 너무 아파 걷다 멈추기도 한다.
이어 가자면 시어머니와의 대화를 끝으로 나는 더 이상 예의를 갖추기 싫었다. 늘 남편의 부모이기에 좋은 게 좋은거지하며
참고 살았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에 일을 질렀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어머니께 전달으나 어머니의 성격은 항상 그랬다.
본인이 지르고 후처치는 아버지가 하셨다.
이번에도 역시나 몇 시간 뒤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받자마자 “야!!! 네가 뭔데!! 엄마한테 그딴 식으로 말을 해!!" 하며 되려 역정을 냈다.
이미 끈을 놔 버린 난 오목조목 짚어가면 이야기 했다.
"제가 어머니께 한 말들 중에 틀린 말이 있었나요?
거짓 하나라도 있었다면 제가 사과드리겠지만
전 다 맞는 말 한 거 같아요" 하지만 시아버지에게는
내 말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중요치 않았다.
그저 감히 네가 어른한테 대들어? 이게 핵심이었다.
어머니한테 정중히 사과하기 전에 다시는 볼 생각 말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으셨다. 혼자 생각 정리를 하다 남편에게 그대로 전했다. 이런 말을 들었으니 나도 애들도 앞으로 시댁에 가지 않을 거다. 남편은 미안하다 말과 함께 안아주었다.
나와 아이들은 물론 남편도 일 하기에 바빠 홀로 시댁에 방문은 어려웠고 그렇게 반년이 더 흘렀을까
10중에 8은 시댁 문제로 다투던 우리가 다툴 일도 없었다.
정말 평화로웠다. 아마 시댁은 어떠한 말을 들어도 네네 하던 내가 이렇게까지 나갈 거라 생각을 못했거나
아님 본인들의 잘못은 정말 하나도 생각을 안 했을 거다.
하지만 이 답은 얼마 안 가 더한 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