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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릐 Mar 15. 2024

독일 회사도 가기 싫다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91일 차, 20200616

회사 가기 싫다. 뭐 딱히 회사가 싫어서라기 보단 그냥 가기 싫다.

한국에서 회사 다닐 때도 가기 싫었고 그게 회사 탓인 줄 알았는데

독일에서 회사를 다니는데도 회사 가기 싫은걸 보니

역시나 회사 탓이다. 독일 회사나 한국 회사나 다 가기 싫은 곳이다.

가고 싶은 회사를 찾아야 하는데 일도 안 해봤는데 가고 싶은 회사를 미리 어떻게 아나.


어릴 때는 아침마다 입에 붙이고 다닌 말은, “아! 학교 가기 싫다!”

학교 다니기 싫다는 말을 매일 외치면서 초중고 개근상 탔다.

그만큼 하기 싫은 것을 하는데 훈련을 잘 받았고 수행도 잘했다.

막상 가면 그래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왜 그렇게 아침마다 학교에 가기 싫었을까.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는데 만약에 회사나 학교가 8시 9시가 아니라 한 10시 11시즘 늦게 시작해서

3-4시 즘 일찍 끝나면 조금은 가기 더 쉬워질까? 과연 그럴까?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요즘에는 출근길도 없는데도 왜 이렇게 회사 가기가 싫어질까?

아.. 엄밀히 말하면 회사는 가지 않고 일만 하니까, 음… 회사 가기 싫은 건 아니라 그냥 일 하기 싫은 거라고 해야겠다.

분명 내 방에서 내 컴퓨터로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일할 수 있는데도 왜 이렇게 싫을까.


다양한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정말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떤 것이 잘 될지 감이 안 온다.

하루빨리 회사를 때려치우고, 한국에서 때려치운 것처럼 그렇게 때려치우는 게 아니라

다음에 때려치우면 진짜 영영 때려치우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자고 또 잠만 잘 수 있게.

누군가는 말하길 죽으면 평생 잔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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