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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릐 Jan 24. 2024

소통이 주는 아름다움은 마음의 공감에 있다고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44일 차, 20200430

4월의 마지막 날에 44회 글을 쓴다. 바쁘게 보낸 하루다. 

아침 일찍 집을 하나 방문하여 보고 오고 집으로 급하게 돌아와서 근무를 하고

다시 점심에 다른 집을 보러 가고 돌아와서 최근 생긴 개인적인 일을 처리했다. 

오후에는 또 다른 집을 찾아보고 서류를 준비하고. 

4월의 마지막인지도 모른 채 하루를 마무리했다. 


지긋지긋한 한 달이었다. 단축근무를 시작하고 나서 짧아진 근무시간과 길어진 여가 시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적 시간적 방황을 많이 하였다.

집을 찾기 위한 시간이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고 그간 한 번 이사를 했지만 언제 다시 이사 갈지 모르는 불안감이 주는 압박은 상당했다. 

4월 초에는 베를린을 떠나가는 친한 친구들이 그리웠고 생각보다 길어지는 연인과의 분리는 혼자인 상황을 더욱 외롭게 느껴지게 했다.

따뜻해지는 나날만큼 상황도 풀리리라 기대한 시간은 고문처럼 느껴져서 하루하루 눈 뜨는 순간에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과거형으로 쓰고 있는 4월의 기억이 품고 있는 상황은 변한 것이 없어 현재도 나를 압박하고 있지만 

포기인지 객기인지 모르는 조금 생긴 마음의 여유로 예전만큼의 압박은 받고 있지 않다.


마음이 아프다.

지난 두 달 남짓 코로나가 안긴 생 이별의 상황이

감옥같이 지낸 두 달의 상황을 알차게 보내지 못한 나의 무른 다짐이

가끔씩 깊게 찾아오는 삶의 해태로 인한 무기력함이

희망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정신병처럼 찾아오는 우울한 마음이

나 자신을 안타깝게 응시하는 스스로의 시선이 

마음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고 믿고 있는 아련함이.


친구들아, 지금 각자의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 서로 얼굴 맞대어가며 생각 없이 껄껄 웃던 그 시절 생각하며 우리 함께 했던 시간이 줬던 마음의 위로와 안식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했는지 지금의 완전한 부재에서 조금은 깨닫는구나. 소통이 주는 아름다움은 문제 해결에 있지 아니하고 마음의 공감에 있다고 믿기에, 어두웠던 따뜻한 4월 지나 5월이 찾아오면 아니면 6월이든 7월이라도, 지난 시간 각자 겪은 희로애락을 그 경중 가릴 없이 나눠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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