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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릐 Mar 08. 2024

하루하루가 모여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70일 차, 20200526

70회의 일기를 쓴다는 것은 지난 70일 동안 계속 글을 써왔다는 것이다.

대견해 정말.


어릴 적부터 나의 큰 단점 중 하나는 끈기가 부족하고 무엇에든지 쉽게 싫증 낸다는 것이다.

진득하게 무언가를 오랫동안 배우거나 매진한 것이 없고 그때그때의 관심사에 따라서 하는 것을 바꿔나갔다.

그러기에 이 나이가 되도록 무엇 하나 특기가 있다거나 명확한 취미나 취향이 있지도 않다.

내 안에서부터 시작된 자연스러운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시작한 것들도 너무나도 많다.

일관성이 부족한 성향. 그 성향을 고치고 성장하기 위해 많이 고뇌한 후, 그럼에도 너무나도 쉽게 때려치웠고 그 이후에도 그럴싸한 말로 포장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그 성향이 계속 자리함을 느낀다.


70일의 일기. 7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정말로 콧방귀도 나오지 않을 만큼 누구에게는 짧은 기간일지 몰라도

나 스스로에게는 충분히 칭찬할만한 일관성이다.


앞으로도 하루하루가 흘러가면 언젠가는 100회가 되고 200회가 되고 1000회까지 이어질까. 그때까지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있을까.

매일 속으로, 아 오늘은 그냥 안 쓰고 넘어갈까?

내가 오늘 하루 글 안 올리고 안 쓴다고 아무도 신경 안 쓸 텐데…

꼭 매일 글을 써 올려야 하나? 오늘부터 3일 주기로 바꿔볼까?

이런 질문들이 올라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70일을 지내왔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하루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하루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매일 글을 쓴다고 해서 매일 글을 쓸만한 일이 있던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오히려 큰일이 있었음에도 그러한 일은 접어두고 마음이 귓가에 옅게 속삭이던 이야기를 적은 경우도 있다.

이제 당신의 일상이 궁금하다. 아무 일도 없었을 일상이면 나와 같아서 반가울 것이고, 특별한 일이 있는 일상이라면 영감을 얻어 기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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