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72일 차, 20200528
나는 적은 돈의 많은 자유 시간의 삶을 더 많이 돈을 벌어도 적은 자유 시간을 갖는 것보다 훨씬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자유 시간을 갖는 것은 일을 하지 않거나 방학이나 휴가에만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주어진 Kurzarbeit라는 신이 내린 사회 복지제도 덕분에
비록 나는 약 70%의 임금만을 받지만 하루 약 2시간을 제외하고선 온전히 나에게 시간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막막하여 무료하게 영상이나 보면서 시간을 때우곤 했는데
이제는 이것저것 개인적인 일들을 해나가다 보면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간다.
최근 H33D에 사람들이 주는 관심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일기를 쓰는 일도 더욱 재미가 붙는다.
우울하게 시작해서 더욱 우울하게 진행되던 일기의 내용들이 어느 순간 생기가 불어넣어 져서 이제는 예전만큼 침울한 분위기는 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렇게 우울하고 허접한 글들이 한 명의 마음에라도 다가가 공감을 주고 위로를 줄 수 있다면 언제까지나 일기를 쓸 수 있겠단 생각이다.
더불어 일기와 함께 올린 사진들을 엮어서 온라인 사진전을 열려고 한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빠른 시일 내에 사진을 엮어내어 내가 그동안 찍고 편집한 사진들을 손쉽게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다.
사진을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찍기 시작한 것도 작년 겨울이지만 나름 꾸준하게 찍어 왔다.
전문가들의 눈에는 한없이 부족하고 어설픈 사진이겠지만, 내 사진들만 그러하랴.
내 글들도, 내 삶도 자세히 살펴보면 한없이 어설프고 부족함 투성이겠다.
이런 부족함을 안고 나아가는 삶을 조금씩 배운다.
어설프더라도 하고 싶은 것들에 자신의 색을 넣어가며 실천해 나가고 인정이 아닌 공감을 얻어나가는 것.
1등만이 인정받는 한국 사회를 벗어나서 얻게 된 교훈.
내가 받고 싶은 것은 남들로부터의 인정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것.
그리고 부족함은 오히려 더욱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