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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CEO May 29. 2020

졸면, 죽는다!

당신이 잠든 사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다!


아니, 이 무슨 끔찍한 소리인가요?

한 주요 일간 경제지의 편집장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경고를 했습니다.

졸면 죽는다. 왜냐면 자고 있는 그 틈을 타,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니까.

     


경영학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기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market sharing)을 놓고 경쟁을 하던

플레이어들 중에 누군가가 아니라,

전혀 다른 시장에서 막강한 자원을 가진 뉴 페이스가 등장하면

예상치 못한 기습 공격(?!)에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죠.     



어떻게 만든 진입장벽(entry barriers)인데, 그걸 뚫고 들어왔으며, @,.@ 헉!1

자신만만하게 등장하면서 들고 온 그 무기는 도대체 무엇인지, @,.@ 헉!2

아니, 기존 시장에서도 살아남기 힘든데, ㅠㅠ

어렵사리 지켜온 밥그릇 빼앗기게 생겼잖아요!

게다가 이 신규 진입자가 아주 막강한 자원(resources)과 기술을 갖고 있다면?



어휴~ 정말 졸다가 큰일 나겠어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볼까요?

그동안 초고속 성장을 해온 ‘배달의민족’이,

또 한 번 일을 낼 것 같습니다.

‘배민상회’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전국의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장사에 필요한 음식 재료는 물론이고 그 외 모든 부자재를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배송하는 종합쇼핑몰이랍니다.     



식자재 시장의 규모는 연 40조 원에 육박하고요,

그동안 주요 대기업들이 경쟁하고 있었어요.

이 어마어마한 시장에 지난 9년간 ‘음식배달업’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출사표를 던지다니.

배달의민족이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서

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식자재 유통은 주로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배민상회’는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니까

배달의민족 입장에서는 같은 서비스로 경쟁하는 경쟁자가 전혀 없는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라고도 볼 수 있겠어요.     


외식업체 사장님들도 가격이 전면 공개된 플랫폼을 통해서

더 싸고 편리한 주문이 가능해졌다며 반기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배민상회’의 서비스 대상 고객군이 새로 형성된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기존의 대기업들과 시장점유율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예고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플레이어들은 허를 찌르는 공격에 대항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반격으로 받아치겠죠?     


배달의민족의 신규 서비스 출시는

포트폴리오(PPM, Product Portfolio Management)를 재건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지난해 기준, 배달의민족을 통한 외식업체의 거래액은 6조 8천억 원으로,

전국 대부분의 외식업체가 배달의민족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음식을 배달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364억 원.

‘적자(deficit)’가 났어요.     



배달의민족이 국내 음식배달업 시장을 개척해서 시장을 키웠지만,

그사이 많은 경쟁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그 과정에서 광고와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해,

출혈경쟁을 비껴갈 수 없었던 결과죠.   

  

그래서 배달의민족은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 현금젖소)가 절실히 필요했고,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하여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을 뚫어

사업 확장 전략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배달의민족은 신규 서비스로 ‘배민상회’만 선보인 것이 아닙니다.

‘배민상회’가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 간 거래)라면,

‘B마트’ 서비스를 통해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도 진행 중입니다.

‘B마트’는 걷자니 멀고,

그렇다고 차를 타고 이동하자니 이 또한 애매한 거리의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주문 후 30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속적으로, 치열하게 새로운 시도를 진행 중이죠.   


  

배달의민족은 ‘영역 없는 전쟁(cross competition)’의 일례입니다.

제품뿐만 아니라 시장 간의 경계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기업은 외부 환경변화를 감지하는 경계역할을 강화할 필요도 있으나,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전략의 수립과 실행입니다. 


    

뭐 잠깐 졸았다고 죽기까지야 하겠습니까만;;;

영역 없는 경쟁 환경에서

그만큼 민첩한 대응전략은 필!수!라는 사실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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